SK바이오사이언스, IDT 인수 2년…글로벌 생산 시너지 구체화
2025년 연결 매출 6514억원…두 배 이상 증가
자체 백신 기술이전·생산은 후속 과제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를 인수한 지 2년을 맞는다. 자체 개발 백신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인수로 글로벌 CDMO 사업을 확보했다. 인수 이후 IDT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양사 간 글로벌 프로젝트 협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확보한 생산 인프라를 자체 제품 생산과 글로벌 공급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6월 독일 클로케 그룹과 IDT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독일에 설립한 100% 자회사를 통해 IDT 지분 60%를 취득했다. 인수 규모는 계약 당시 약 3390억원으로 제시됐으며, 이후 구주 가격 조정 등을 거쳐 최종 금액이 변동됐다. 클로케 그룹은 IDT 지분 40%를 유지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확보했다.
1921년 설립된 IDT는 백신과 바이오의약품의 원액·완제 생산부터 공정 및 분석법 개발, 임상·상업 단계 생산까지 수행하는 CDMO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생산시설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자체 백신의 글로벌 생산 역량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2028년까지 IDT의 연 매출을 2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인수 이후 먼저 나타난 변화는 IDT의 수익성 개선이다. IDT는 2025년 매출 4657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기존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강화, 공정 효율화에 따른 생산성 개선 등이 실적에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결 실적에도 IDT 인수 효과가 반영됐다. 2025년 연결 매출은 6514억원으로 전년 2675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결 영업손실은 1235억원으로 전년 1384억원보다 줄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본사 이전과 연구개발비 확대, IDT 운영 효율화를 위한 투자 등이 겹치며 손실이 확대됐다. 2분기에는 IDT 생산량 증가와 인력 최적화, 수율 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 등이 반영돼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보다 57.9% 감소했다. 연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하반기 실적이 관건이다.
양사의 사업적 결합이 글로벌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2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호주 백신 플랫폼 기업 백사스(Vaxxa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보건·디지털 집행기구(HaDEA)의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 과제에 선정됐다. 1단계 연구비는 1290만유로 규모로, 개발이 후속 단계로 진전되면 최대 2억2500만유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에볼라 백신 개발에서도 양사의 역할 분담이 구체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SD 및 힐레만연구소와 추진하는 2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서 원액 생산을 담당하고, IDT는 완제 개발과 생산을 맡는다. 앞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약 3000만달러 지원이 결정된 프로젝트다.
두 사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원액 생산 역량과 IDT의 완제 생산 및 CDMO 역량이 글로벌 사업에서 결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기존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를 넘어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 제품의 생산까지 확대하는 것은 별도의 과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수 당시 독감·대상포진·수두·장티푸스 등 주요 백신의 기술이전과 IDT 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제품의 생산이 IDT까지 확대되면 안동 L HOUSE와 독일 생산시설을 연계해 생산 여력을 확보하고, 해외 수요에 대응할 기반도 넓힐 수 있다. IDT 역시 추가 생산 물량을 확보해 시설 가동률과 매출을 높일 기회를 얻는다.
다만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제품별 공정 이전과 생산 준비, 공급시장별 규제기관의 허가·승인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자체 제품의 IDT 생산이 구체적인 단계에 진입하는지가 향후 사업적 시너지를 가늠할 관전 포인트다.
IDT 인수 2년 동안 연간 흑자전환과 글로벌 프로젝트 협력이라는 성과가 나타났다. 앞으로는 IDT의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는 동시에 인수 당시 계획했던 자체 백신의 기술이전과 생산을 현실화해야 한다.
글로벌 생산 인프라 확보를 실제 제품 공급과 사업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인수 효과를 판단할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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