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만에 새 치료제 나오나…한올, 그레이브스병 신약 개발 속도

한올·이뮤노반트, FcRn 억제제 후기 임상
2027년 주요 결과 발표 목표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그레이브스병은 이유 없이 심장이 빠르게 뛰고 체중이 줄거나 눈이 튀어나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질환은 오랜 기간 환자들을 괴롭혀왔다.

그러나 치료 현장의 기술은 수십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치료 후에도 재발하는 환자가 적지 않고 장기간 질환이 지속되는 환자의 부담도 커, 질환에 관여하는 자가항체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5년간 멈춘 신약…재발 및 합병증 부담

1일 스탠퍼드대와 써모피셔사이언티픽, 이뮤노반트 연구진 등이 참여한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엔도크리놀로지'(Frontiers in Endocrinology) 리뷰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대표적 항갑상선제인 메티마졸이 1950년 허가된 이후 75년 넘게 그레이브스병을 적응증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았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갑상선제는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억제해 호르몬 수치를 조절한다. 하지만 질환에 관여하는 자가면역 반응을 직접 겨냥하는 치료는 아니기 때문에 정상 갑상선 기능에 도달한 이후에도 치료 중단 후 재발할 수 있다. 1차 항갑상선제 치료 후 정상 갑상선 기능에 도달한 환자의 37~76%에서 이후 재발이 보고됐다.

장기 치료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국내 연구에서는 2년 이상 항갑상선제 치료를 받은 그레이브스병 환자군의 심부전과 당뇨병 발생 위험이 일반 대조군 대비 각각 28%, 18% 높게 나타났다.

장기간 항갑상선제를 사용하면 재발률은 낮아졌지만,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는 6년 이상 장기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도 약물 중단 후 재발률이 약 19%에 달했다.

항갑상선제 외에도 방사성요오드(RAI), 갑상선절제술 등의 치료법이 있지만, 치료 후 갑상선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돼 갑상선호르몬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그레이브스병 환자(286명)와 의료진(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양측 모두 치료법 선택 시 '관해율'(치료 중단 후에도 정상 상태가 유지되는 비율)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병적 자가항체 낮추는 FcRn… 한올 '아이메로프루바트' 개발

이런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대안으로 병적 자가항체를 직접 줄이는 'FcRn 항체 신약'이 주목받고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IgG 계열 자가항체인 TRAb이 갑상선의 TSH 수용체를 자극해 갑상선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시키면서 발생한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와 글로벌 파트너사 이뮤노반트가 개발 중인 FcRn 항체 신약 '아이메로프루바트'(IMVT-1402)는 IgG의 체내 재활용을 막는 FcRn 단백질을 억제해 원인 항체 수치를 직접 떨어뜨린다.

현재 진행 중인 두 건의 아이메로프루바트 후기 임상은 기존 항갑상선제 치료에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항갑상선제를 중단하면서 정상 갑상선 기능을 달성하는지를 주요하게 평가하며, 장기 추적을 통해 치료 중단 후 효과 지속 여부도 확인한다. 2027년 2개 임상에 대한 톱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2028년 상업화를 목표하고 있다.

앞서 동일한 FcRn 기전의 바토클리맙 임상 2상에서는 치료 종료 6개월 후 치료에 반응한 환자의 81%(21명 중 17명)의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머물렀고, 이 중 절반 수준인 8명이 항갑상선제 투여 없이도 정상 기능을 유지해 관해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대전 공장 전경. (대웅 제공)
로이반트 "美 기존 치료 미충족 GD 환자 약 35만 명"

이뮤노반트는 그레이브스병에서 새로운 치료제가 겨냥할 수 있는 환자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뮤노반트 모회사 로이반트의 매트 글라인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간) Bank of America Global Healthcare Conference에서 미국 내 그레이브스병 미충족 환자 규모를 약 35만명으로 추산했다.

주요 잠재 치료군으로는 고용량 메티마졸 등 기존 항갑상선제를 사용해도 호르몬 수치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와 약물로 조절은 가능하지만 치료를 중단하기 어려운 환자 등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매년 약 2만 명이 갑상선절제술을 받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레이브스병은 수십 년간 치료 선택지에 큰 변화가 없었던 대표적인 미충족 의료 분야"라며 "자가항체를 직접 겨냥해 약물 중단 후에도 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관해’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