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이어가겠다'면서…깃발로 투쟁 분위기 조성한 삼성바이오 노조
2차 사후조정 후 노조 깃발 기습 설치
10월 1일 3차 조정 합의했지만 '오리무중'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사가 장기화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풀기 위해 사후조정(대화) 절차를 밟고 있다. 사후조정은 노동쟁의 조정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노사 합의로 노동위원회가 다시 조정에 나서는 절차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노조는 파업을 조장하는 행위를 이어가면서 여전히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 22일 열린 제2차 노사정 사후조정회의를 마치고, 다음 달 1일 제3차 회의를 개최하는 데 뜻을 함께했다.
회사는 3차 회의에서 그동안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결과를 제시하고, 수용이 어려운 내용에 대해서도 합리적 대안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 측의 '의사결정권자 참석' 요청을 받아들여 이규호 피플센터장(부사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계획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제2차 회의 다음 날인 23일, 노조는 사업장에 파업 관련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노조 깃발을 기습 설치하며 투쟁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모양새다.
노조는 회사 안이 부재해 단체행동을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사후조정은 병행하겠다고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중 플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 파업을 전후해 현수막과 깃발을 사내 곳곳에 게시했다가 대화 재개를 이유로 철거한 바 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무리한 임금 인상안, 과도한 경영 개입 등의 요구는 어떤 회사라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안"이라며 "통상적으로는 과도한 요구를 지렛대로 삼아 임금 인상을 관철하기 마련인데 왜 지속해서 무리한 경영권 요구를 이어가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해서 회사의 '진정성'을 질타해 왔던 노조가 먼저 깃발을 다시 내건 것은 사후조정을 일종의 '파업 명분 쌓기'로 활용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노조가 협상 타결 의지의 증거로 내세운 단체협약 개정안 축소도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노조 측은 기존에 90여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단협 개정안을 대폭 줄여 최종 핵심 쟁점인 18개 안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는데, 여전히 이 중 절반가량은 사측이 기업의 고유 권한으로 수용이 어렵다고 양해를 구해온 '인사·경영권' 관련 조항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건 수만 줄였을 뿐 실제로는 여러 안건을 병합해 실질적으로는 축소 효과가 없거나, 핵심 안건 외의 사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노조가 양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루한 협상과 파업을 거쳐서 겨우 노사정이 한자리에 앉은 상황에서도 무리한 요구와 파업 협박을 이어가는 노조의 행태는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며 "노조가 투쟁 분위기 조성에 먼저 나선 만큼 다음 달 1일 열린 조정 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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