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넘어 심장까지…노보 vs 릴리 경쟁 2라운드
위고비 이어 마운자로도 심혈관 위험 감소 효과 인정
체중감량 넘어 비만 합병증 관리로 경쟁 무대 확대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이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질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보의 '위고비'에 이어 릴리의 '마운자로'까지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인정받으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성인을 대상으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의 심혈관 위험 감소 적응증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마운자로는 혈당을 낮추는 당뇨병 치료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MACE)의 위험을 낮추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릴리에 앞서 심혈관질환 영역으로 보폭을 넓힌 곳은 노보다. FDA는 2024년 3월 심혈관질환이 있으면서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을 대상으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 감소 적응증을 승인했다. 비만치료제가 체중 감량을 넘어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추는 용도로 FDA 허가를 받은 첫 사례였다.
근거가 된 'SELECT' 임상시험에는 당뇨병이 없으면서 과체중 또는 비만이고 기존 심혈관질환이 있는 성인 1만 7604명이 참여했다. 위고비 투여군에서 심혈관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을 합친 MACE 발생 위험이 위약군보다 20% 낮게 나타났다.
마운자로 역시 대규모 심혈관 임상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 SURPASS-CVOT에서 심혈관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마운자로와 릴리의 기존 GLP-1 치료제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를 비교한 결과다. 마운자로는 MACE 위험에서 트루리시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발생 위험은 8% 낮게 나타났다.
두 임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위고비의 SELECT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비교한 반면 마운자로의 SURPASS-CVOT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심혈관 보호 효과가 확인된 트루리시티와 직접 비교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GLP-1 계열 치료제의 경쟁 무대가 체중 감량률에서 동반질환 관리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체중과 혈당뿐 아니라 실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약물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보와 릴리는 비만·당뇨병 치료제를 각각 위고비·오젬픽과 젭바운드·마운자로로 나눠 판매하면서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체중 감량 효과를 중심으로 시작된 두 회사의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비만 관련 합병증을 얼마나 폭넓게 관리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경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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