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의 두 번째 '뇌전증약' 승부수…오파칼림 3상 '촉각'

Kv7 경쟁약 3상서 유효성 입증…오파칼림 관건은 내약성
하반기 RISE-3 결과 첫 시험대…2029년 美 출시 목표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SK바이오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후기 임상 단계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도입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26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SK바이오팜(326030)이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을 품으면서 '엑스코프리 원툴'이라는 숙제를 풀 첫발을 뗐다. 같은 Kv7 계열 경쟁약이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오파칼림의 승부처는 기전 자체보다 발작 억제 효과와 내약성의 균형이 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미국 바이오헤이븐과 최대 7억 95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4억달러다. 오파칼림 Kv7.2·7.3 칼륨 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1일 1회 경구용 치료 후보물질로, 초점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 'RISE-2'와 'RISE-3'가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도입으로 엑스코프리에 집중된 단일 성장동력 위험을 낮췄다고 평가한다. 새로운 질환으로 영역을 넓히기보다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뇌전증에서 두 번째 제품을 확보한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허가 시 엑스코프리를 통해 구축한 미국 영업·마케팅 인프라도 활용할 수 있다.

오파칼림의 경쟁력을 가늠할 기준은 같은 Kv7 계열 신약 '아제투칼너'다. 미국 제논 파마슈티컬스의 아제투칼너가 임상 3상 X-TOLE2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면서 Kv7 기전 자체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낮아졌다.

따라서 오파칼림의 관건은 아제투칼너에 근접한 발작 억제 효과를 내면서 어지럼증·피로 등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을 얼마나 낮추느냐다. 장기간 복용하는 뇌전증 치료제 특성상 내약성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다.

현재까지 데이터는 긍정적이다. 공개연장시험(OLE)에서 오파칼림 75㎎ 투여 환자의 54%가 연속 6개월 동안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했고 CNS 부작용도 비교적 낮게 관찰됐다.

다만 OLE는 위약 대조군이 없는 만큼 경쟁약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결국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시험(RCT)에서 효능과 내약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첫 관문은 올해 하반기 결과가 예상되는 RISE-3다.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방식으로 오파칼림 50㎎과 75㎎을 평가한다. 발작 억제 효과와 함께 OLE에서 나타난 내약성이 재현되는지가 핵심이다.

경쟁약과 유사한 효능에 더 나은 내약성을 입증한다면 후기 환자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치료 초기 단계까지 공략할 여지가 생긴다.

SK바이오팜이 핵심 RCT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4억달러의 계약금을 베팅했다는 점에서 RISE-3 결과의 무게는 더 무겁다. 회사는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 등을 검토해 임상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오파칼림은 지난해 주요우울장애(MDD)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고 앞서 조울증 후기 임상에서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다만 적응증과 평가변수가 다른 만큼 이를 뇌전증 임상 결과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의 2029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두 번째 제품 후보를 확보했다면 이제 임상 성공을 통해 이를 실제 상업화하는 과정이 남았다.

관건은 오파칼림이 임상 단계를 넘어 실제 시장에서 엑스코프리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다. 올해 하반기 RISE-3에서 효능과 내약성의 균형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오파칼림을 SK바이오팜의 두 번째 성장동력으로 바꿀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