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알부민, 주사와 다르다…전문가들 "치료 효과 기대 어려워"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탁회의…"효과 확인할 임상근거 부족"
"저알부민 원인부터 확인해야…과신하면 치료 지연 우려"

지난 4월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부당광고로 적발된 '먹는 알부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홈쇼핑과 방송 등에서 판매되는, 이른바 '먹는 알부민'을 의료용 알부민과 같은 치료 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먹는 알부민의 임상적 효과를 뒷받침할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몸에서 작용하는 방식도 의료용 알부민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대한간학회와 공동으로 지난 20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소비자가 알아야 할 먹는 알부민의 진실과 오해'를 주제로 2026년 제2차 원탁회의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홈쇼핑과 방송 등을 통해 먹는 알부민 제품 판매가 늘면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련 임상연구를 살펴보고 먹는 알부민과 의료용 알부민의 차이,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오수미 제주대학교 교수는 "먹는 알부민에 사용되는 난백 알부민은 계란 흰자에서 얻은 단백질로, 사람의 혈액에서 유래하는 의료용 혈청 알부민과 원료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먹는 알부민은 일반식품인 반면, 의료용 알부민은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먹는 알부민의 효과를 입증할 근거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기존 연구에서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연구 수와 참여자 규모가 작고 결과도 일관되지 않아 임상적인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에 사용된 난백 알부민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먹는 알부민 제품의 구성도 다르다. 기존 연구 결과만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특정 제품의 효과나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 4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먹는 알부민' 제품의 부당광고를 집중적으로 점검해 식품을 질병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한 사례 등을 적발했다.

특히 일반식품인 알부민 제품을 혈중 알부민 수치 개선이나 간 기능 회복 등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광고해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식약처는 먹는 알부민은 의약품이 아닌 식품인 만큼 의료용 알부민의 효능·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무엇보다 먹는 알부민과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의료용 알부민은 몸에서 작용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류담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교수는 "먹는 알부민은 다른 단백질처럼 섭취한 뒤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로 분해돼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맥주사 알부민은 특정 질환이나 임상 상황에서 정해진 용량을 투여하고 환자 상태를 관찰하면서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이에 따라 혈액검사에서 알부민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먹는 알부민 제품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혈청 알부민 수치와 단백질 섭취, 정맥주사 알부민 치료는 각각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혈중 알부민 수치가 낮다면 먼저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 기능이나 염증, 체액 및 영양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간·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제품에 포함된 다른 성분이나 영양성분까지 살펴야 한다.

소비자 오인 가능성도 주요 문제로 꼽혔다. 특히 고령층이나 홈쇼핑 이용자가 '알부민'이라는 제품명과 의료전문가가 등장하는 광고 등을 접할 경우 일반식품을 의약품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먹는 알부민 제품의 효과를 지나치게 믿을 경우 필요한 진료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식품 관련 인증이나 표시 역시 알부민 자체의 치료 효과를 인정했다는 의미로 오해하지 않도록 명확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간학회는 이번 논의 결과를 토대로 먹는 알부민과 의료용 알부민의 차이, 소비자가 혼동하기 쉬운 내용을 정리한 카드뉴스 등 홍보자료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