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짜리 임상, 여기서 성패 갈린다"…바이오벤처 성공전략은

20일 GCCL 세미나…"초기 검체 분석 전략 따라 성패 좌우"
프로젝트 관리·바이오마커·규제 대응까지 실무 경험 공유

20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GCCL 세미나에서 현재영 사업개발유닛장이 발표하고 있다 2026.08.20ⓒ 뉴스1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임상시험에서 제대로 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다. 특히 환자의 혈액이나 조직 등 '검체'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수년간 진행한 신약 개발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임상시험 검체분석 전문기업 GCCL은 2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성공적인 임상 개발을 위한 분석 전략' 세미나를 열고 바이오벤처를 위한 임상시험 운영 전략을 공유했다.

조관구 GCCL 대표이사는 "임상시험의 중요한 데이터는 바로 검체를 분석하는 데서 나온다"며 "검체 분석이 엉망이 되면 100억 원, 수천억 원을 들이고도 임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설립된 GCCL은 신약 개발 초기부터 임상 1상부터 시판 이후 4상까지 약동학(PK)·약력학(PD)·바이오마커 등 검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15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검체 분석부터 운송·보관, 결과 관리까지 임상시험 전 과정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검체를 분석하는 기술뿐 아니라 임상 프로젝트를 실제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임상시험은 제약·바이오기업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검사기관, 병원 등 여러 주체가 동시에 참여하기 때문에 작은 소통 오류도 전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황유리 GCCL PM 유닛장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검체량 부족이나 잘못된 전처리, 분석 일정 변경, 담당자 교체 등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각 기관의 역할과 분석 범위, 검체 수집·보관·운송 방법, 분석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초기 단계 바이오벤처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가 조성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고려대가 운영하는 바이오·의료 창업 지원기관으로, 바이오벤처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연구·실험 공간 및 장비를 제공하고 투자유치, 기술사업화, 글로벌 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영 GCCL 사업개발 유닛장은 "대형 제약사와 달리 바이오벤처는 연구 인력 중심의 소수 인원이 주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분야에 자원을 투입하기 어렵다"면서 "비임상과 임상에서 같은 흐름의 분석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현 유닛장은 "비임상 단계부터 분석법의 연속성을 확보할 경우, 향후 임상 진입 때 분석법 하나당 약 1~2억 원의 비용을 줄이고 개발 기간도 1~6개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오마커를 무조건 많이 측정하기보다는 '왜 측정하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바이오마커는 혈액이나 조직 등을 통해 질병의 상태나 약물에 대한 몸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인경민 GCCL 연구 유닛장은 개발 목적을 정하지 않은 채 어떤 바이오마커를 측정할지부터 결정하는 것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어떤 교통수단을 타야 하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인 유닛장은 "단순히 특정 바이오마커 수치가 변했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임상시험 과정에서 약물이 몸속에 충분히 들어갔는지, 의도한 표적에 제대로 작용했는지, 생물학적인 변화가 실제 환자의 증상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를 단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GCCL 분야별 전문가와 참가 기업 간 일대일 컨설팅도 마련돼 각 기업의 개발 단계와 프로젝트에 맞는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GCCL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벤처는 한정된 자금과 인력으로 임상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있다"며 "실제 임상에 들어간 뒤 분석 방법을 바꾸거나 문제가 발견되면 개발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기는 만큼 개발 초기부터 효율적인 분석 계획을 세우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