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주사 대신 먹는 약으로…서울성모 연구진 개발 도전
곽승기 류마티스내과 교수팀,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상용화 추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구진이 미국 연구기관과 류마티스 관절염 주사제를 '먹는 알약' 형태로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이 경우,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기존 주사 치료제의 불편함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 주관 '한·미 혁신성과창출 R&D(연구개발)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인증 이후 자체 연구비를 전략적으로 투자해 혈액·면역질환, 디지털 임상, 첨단융합바이오, 정밀재생의료 등 4개 중점 연구플랫폼을 구축해 왔다.
그 성과로 지난해에는 정밀재생의료 플랫폼 센터장인 주지현 교수가, 올해에는 혈액·면역질환 플랫폼 센터장인 곽승기 교수팀이 각각 같은 사업에 연속 선정되며 병원의 플랫폼 기반 연구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연구중심병원의 플랫폼이 우수 성과를 창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중심병원 한·미 혁신성과창출 R&D'는 복지부가 한국의 연구중심병원과 미국 유수 기관 간 공동연구를 지원해, 우수 성과를 세계 시장으로 확산시키고 첨단기술을 앞서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2028년 말까지 3년간 최대 70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곽 교수팀의 연구 주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 물질인 IL(인터루킨)-6, IL-23이라는 두 가지 염증 신호를 대상으로 하는 새 표적 치료제 개발이다. 기존 약들은 대부분 주사제였으며, 시간이 지나면 몸이 약에 적응해 효과가 떨어지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불편과 한계를 줄이기 위해 3가지의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한다. 먼저 매일 먹는 알약(경구제) 형태와 몸속 염증 신호를 정밀하게 찾아가는 작은 항체 조각(나노바디), 마지막으로 이 나노바디에 약물을 결합해 염증이 있는 곳에만 정확히 작용하도록 만든 치료제다.
연구는 한국과 미국의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바이오기업 인테론코리아가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역할을 맡고,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은 나노바디를 발굴하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는 역할을 담당한다.
서울대 약학대학은 이 물질들을 실제 약으로 만들 수 있도록 화학적으로 설계하는 역할을, 서울성모병원은 환자에게서 얻은 조직 샘플과 동물실험을 통해 이 치료제 후보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고 안전한지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별 국가를 넘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일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확보한 후보물질은 안전성과 효과성, 내약성 등의 약동학적 프로파일을 확보한 다음,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상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개발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한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데도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병원 류마티스내과 소속이면서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을 이끄는 곽 교수는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류마티스 관절염 등 면역학과 자가면역질환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곽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반복적인 주사 투여와 치료 효과 저하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들이 매일 병원을 찾지 않고도 꾸준히 치료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병원의 연구부원장인 김명신 교수는 "연구 플랫폼 과제들이 국가 대형 국제공동연구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는 것은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혁신 생태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도약지원사업과 연계해 4대 플랫폼의 연구역량을 더욱 고도화하고, 기초연구-중개연구-임상-기술사업화로 이어지는 연구개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연구중심병원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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