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준공' 롯데바이오, 수주 고민…대규모 투자 사업성 시험대
그룹서 1조4586억원 수혈…2030년 매출 목도 1조 하향
시러큐스 기존 물량 종료 후 신규 수주 확보가 최대 과제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실적 악화와 저조한 공장 가동률에 따른 우려도 적잖다. 그룹 차원의 투자금은 1조 5000억 원에 달하지만, 수주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20일 롯데지주(004990)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생산실적이 7배치에 그쳤다. 1분기에 3배치, 2분기에 4배치를 생산했다. 가능 물량인 45배치의 16% 수준이다.
공장 가동률도 하락세다. 2024년 74배치 생산으로 81%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67배치로 74%로 떨어졌다. 올해도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로부터 인수하면서 기존 BMS 생산 물량을 위탁생산 방식으로 이어받았다. 그러나 해당 물량의 계약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가동률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일본 라쿠텐메디컬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건의 추가 수주를 공개했다. 다만 상당수가 임상 단계 제품 생산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매출과 가동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바이오의약품은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부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생산 완료 후에도 실제 시장 공급을 위한 복잡한 인증 절차가 있어 쉽사리 생산시설을 바꾸지 않는 점도 우려 요소다.
실적도 좋지 못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매출 2286억 원, 영업이익 266억 원, 당기순이익 567억 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4년 매출 2344억 원, 순손실 89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2059억 원으로 감소하고 순손실은 1498억 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했다. 2분기 매출은 1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662억 원보다 83% 감소했고 순손실은 680억 원으로 389%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은 239억 원, 순손실은 127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9% 감소, 251% 증가했다. 순손실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손실의 85%에 육박한 상태다.
그럼에도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은 여전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2106억 원 규모 첫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롯데지주, 호텔롯데 등으로부터 총 7차례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7월 결정된 2553억 원 규모 증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조달액은 1조 4586억원 에 이른다. 최근에는 주주사들이 약정을 제공하는 방식의 추가 차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 이웃'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에서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2013년 BMS와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초기 CMO 수주를 확보하며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이후 대규모 생산시설을 잇달아 증설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CDMO 시장의 경쟁 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치열해졌다. 현재 론자(스위스), 우시바이오로직스(중국), 후지필름 다이오신스(일본) 등 글로벌 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다. 중국계 CDMO들도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규모 생산시설을 안정적으로 채우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회사는 당초 2030년 매출 목표를 1조 5000억 원으로 제시했지만 최근 1조 원으로 낮췄다. 시장 상황과 공장 준공 시점 등을 반영해 목표를 현실화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바이오 측은 "내년 초까지 주요 생산 시설에서 설비 고도화 작업이 이뤄져 일부 제조라인이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상황"이라며 "BMS와 계약 종료가 아닌 생산량 조절로 생산 시기가 일부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실적이 적은 것은 생산 설비 최신화의 과정이며, 정기 보수와 장비 업그레이드가 끝나는 2027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램프 업'을 앞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다양한 글로벌 잠재고객사들의 현장 방문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의 듀얼 사이트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계기로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CDMO 산업은 규제산업이라는 특성상 품질과 생산 납기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의미있는 추가 수주 등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악화하는 실적을 반등시킬 계기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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