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오 옥죄는 美…K-바이오엔 기회, 중국 연계엔 부담
美 상·하원서 초당적 법안 잇따라 발의
삼성바이오, 대체 생산기지 부상 가능성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산업을 겨냥한 투자 규제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공급망과 기술협력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라이선스와 합작투자까지 규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도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커질 전망이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상원에서는 지난 6일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과 피트 리켓츠 공화당 상원의원이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을 발의했다.
앞서 하원에서도 지난 6월 2일 존 물레나르 공화당 하원의원과 데비 딩겔 민주당 하원의원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투자를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안보법'(COINS) 심사 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BINSA는 의약품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제조, 임상 연구개발 등을 대상으로 중국 관련 기업과의 라이선스 계약, 합작투자, 지분투자 등을 미국 재무부가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미국의 중국 바이오 규제가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활동을 제한하는 인바운드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법안은 미국 자본과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는 아웃바운드 규제로 범위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지분투자뿐 아니라 공동연구, 기술이전, 라이선싱, 합작법인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이 이뤄지는 만큼 법안이 실제 입법될 경우 미·중 기업 간 거래뿐 아니라 미국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전반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중국 역시 해외투자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6월 새로운 대외투자 규정을 제정하고 7월부터 해외투자 심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중 바이오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이나 라이선싱, 합작법인 설립 등에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 기업에 직접 규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먼저 주목되는 분야는 CDMO(위탁개발생산)다. 미국 제약사들이 중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 중국을 대체할 생산 파트너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글로벌 빅파마와 거래 경험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경험을 가진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협력이 위축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 도입 수요가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을 보유한 리가켐바이오(141080), 글로벌 기술이전 경험을 쌓은 알테오젠(196170) 등이 간접적인 수혜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다만 한국 기업에 무조건 호재인 것은 아니다. 국내 기업이 중국산 원부자재나 중국 기업의 기술·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면 미국 제약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중국 자본·기술·원료·데이터와의 연결 여부를 확인하는 공급망 실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기업이 중국과 직접 거래하기 어려워질 경우 중국의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한국 기업이 도입해 미국·유럽에서 개발하는 사업 모델이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미국 파트너가 참여한 국내 기업의 중국 관련 거래에는 추가적인 규제 검토가 필요해질 수 있다.
종합해 보면 미국 의회의 BINSA 발의는 K-바이오에 '중국 대체 공급망'이라는 기회와 '중국 연계성 점검'이라는 부담을 동시에 던진 셈이다. 다만 현재 법안은 발의 단계인 만큼 실제 통과 여부와 구체적인 규제 대상, 적용 범위에 따라 국내 기업의 영향은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 의회 논의에서 바이오 분야의 구체적인 심사 대상과 중국 기업의 범위, 라이선스 및 공동연구에 대한 적용 수준 등이 국내 기업의 실제 영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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