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제네릭 약가 인하…제약업계 "취지는 공감, 보완책 필요"

복지부 "건보 재정 절감·환자 부담 완화…시장 구조 개선도"
업계 "R&D·필수의약품 공급 위축 우려…혁신형 기업 인증부터"

서울 시내 한 약국으로 들어서는 시민의 모습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부가 이달부터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정책을 시행하면서 제약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사들은 제네릭 수입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시장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신약 개발 기업에 대한 확실한 보상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와 필수의약품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부터 제네릭과 특허 만료 의약품의 기본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췄다.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해 신약 및 필수의약품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그간 많은 제약사들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네릭을 출시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유지해오면서 저가 경쟁 유발과 리베이트 관행 등의 부작용이 뒤따랐는데, 정부는 이같은 '제네릭 난립' 문제를 해결하고 R&D 중심의 산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번 개편을 단행했다.

업계 내부에서도 정부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만, 기업들은 △신약 개발에 대한 보상 확대 △R&D 세제 지원 △임상시험 지원 △필수의약품 공급 보상책 등이 함께 마련돼야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제네릭 판매 수익이 기업들의 신약 개발과 생산설비 투자의 주요 재원인 만큼 연구개발에 앞장서는 기업들에 대한 명확한 보상이 없다면 오히려 R&D 투자 여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제약사들은 기초수액과 주사제, 퇴장방지의약품처럼 원래 수익성이 낮은 품목의 경우 약가가 추가로 인하되면 더이상 생산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약가 인하 방식과 시점을 두고도 정부와 기업들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복지부는 현재 약가를 기준으로 45%의 산정률을 새롭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지난 2012년 일괄적으로 시행된 약가 인하 정책이 2014년 약가에 반영된 만큼 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여러차례 인하된 현재 약가에 다시 45%의 산정률을 적용하면 기업들의 경제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제약업계는 인하된 약가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결과가 나오는 올해 12월 이후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R&D 중심 기업들을 우대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규제부터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약가 개편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은 별개의 제도라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중소 제약사들을 위주로 구조조정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오는 등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이 꽤 큰 분위기"라며 "각 회사별로 정부에 이의신청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주까지도 협회 차원에서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와 계속 소통을 해왔으며, 여전히 약가 적용 시점에 대한 이견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양측 간 의견을 조율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