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가득 채워야 1명…"희귀질환 PBC, 2차 치료제 도입 시급"
여성 희귀 간질환 PBC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
"PBC, 간경변·간암·간이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진행성 간질환"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은 잠실 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 중 단 1명이 걸리는 희귀질환입니다.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9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여성 희귀 간질환 PBC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환자 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정책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PBC의 유일한 1차 표준 치료제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을 처방하더라도 전체 환자의 약 40%는 치료 반응이 충분하지 않다"며 "효과적인 2차 치료 대안이 없는 만큼 국내 2차 치료 옵션 도입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PBC는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간 내 담관이 손상되는 만성 희귀 간질환으로, 환자의 약 90%가 여성이고 주로 중년 여성에게 발생한다. 극심한 피로감과 가려움증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간경변, 간부전, 간암, 나아가 간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이번 토론회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도로 마련됐으며 의료계와 환자단체,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들이 참석해 중년 여성 건강권과 희귀 간질환 정책, 환자 치료 접근성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서 의원은 축사를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은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했다"며 "그러나 환자 수가 적다는 사실이 환자의 고통까지 작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희귀질환 환자들은 병과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과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견디고 있다"며 "환자들이 적시에 진단받고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중년 여성 건강의 중요성과 건강 불평등 문제를 조명했다.
박 교수는 중년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 부모와 자녀 돌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건강 형평성 관점에서 여성 건강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강 교수는 우리나라가 B형·C형 간염 관리와 국가검진 확대, 항바이러스 치료 등을 통해 간경변과 간암 예방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PBC를 비롯한 희귀 간질환은 여전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희귀 간질환 환자와 가족의 실제 목소리도 소개됐다. 방현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환자·가족 실태조사와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신체적·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설명하며 치료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의료계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자단체 관계자들이 희귀 간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 향상과 지원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김형민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약관리부장은 "현재 희귀질환 치료제의 신속한 급여 등재를 위해 허가·평가·협상을 단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심평원 평가 30일, 공단 협상 30일을 목표로 하는 신속등재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은 "현재 해당 치료제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 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신청이 이뤄지면 질환과 약제의 특성, 관련 학회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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