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의약품 핵심기지 떠오른 韓…정부·업계·학계 협력도 주목
항암치료 대안으로 떠오른 테라노스틱스 등 관심
노바티스, 1400억 투자 "임상-사업 확장성 기대"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근 보건복지부와 노바티스의 1400억 원 규모 투자협약 체결을 계기로 방사성의약품 산업에 대한 각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밀의료 발전에 따라 치료 효과가 극대화되는 데다 생산·유통 등 인프라의 중요성과 함께 사업화를 위한 정부·업계·학계의 긴밀한 협력도 요구되고 있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인 의약품으로 전 세계적 사용 확대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방사선치료가 몸 밖에서 암이 있는 부위에 방사선을 쏘는 방식이라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는 '방사선 미사일'로 불린다.
'방사선리간드치료제'(RLT)로 불리는 이 약들은 암세포를 찾아가 달라붙은 뒤 방사선을 내보내 암세포만 파괴하고 주변 정상세포 손상은 최소화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기존 치료가 가진 특이성에 정밀성을 더해 기존 약물전달 방식과는 다른 고유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핵의학의 필수 구성 요소인 방사성의약품 분야는 다양한 진단과 치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므로 상당한 확장을 이뤘다. 더욱이 암 발병률 증가에 따라 업계는 진단 정밀도와 치료 효과를 강화하는 새로운 방사성의약품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진단과 치료를 결합한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가 활발히 거론되고 있다. 영상검사가 단순히 병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과정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최근 정밀의료가 추구하는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달라, 치료 전에 표적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승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새로운 치료법 자체뿐 아니라 어떤 환자가 가장 큰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며 "임상 근거와 다학제 진료 체계가 함께 발전할 때 테라노스틱스의 가치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전통적 방사성치료, 진단용·치료용 방사성의약품(RLT)으로 구분된다. 치료용은 노바티스가 2개, 바이엘이 1개 가지고 있고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도 시작 단계다. 방사성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국내 기업은 듀켐바이오, 퓨쳐켐, SK바이오팜 등이 있다.
듀켐바이오, 퓨쳐켐은 판매 중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 있지만 치료용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고, SK바이오팜은 치료용 분야에 적극 집중하고 있다. 테라노스틱스의 급성장과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의 임상·사업적 확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노바티스는 지난 21일 국내 RLT 연구개발(R&D)·생산·치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1400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양측은 국내 제조시설 건립과 투여 가능 병원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노바티스는 △국내 제조시설 건립과 첨단 콜드체인 물류망 구축 △치료제 투여 가능 병원을 10곳에서 30곳으로 확대 △글로벌 수준의 국내 전문 연구 인력 육성 등 생태계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 분야 선구자로 손꼽히는 노바티스는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와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를 상용화했다. 현재 췌장암, 폐암, 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RLT는 방사성 물질의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에 걸리는 반감기가 짧아 생산과 배송, 환자 예약과 투여 등의 과정이 기민하게 진행돼야 한다. 생산시설이 환자와 가까워지면 해외 제조·수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급 지연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노바티스는 이미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에 제조시설을 구축한 바 있다. 한국에도 구축된다면 환자들의 치료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국내 방사성의약품의 생산 및 연구 역량은 한 단계 향상될 수 있다.
한편, 한국노바티스는 국내 제조시설의 입지와 생산 개시 시점에 대해 말을 아꼈다. 회사는 뉴스1에 "이번 협력은 환자 접근성 확대와 지속 가능한 RLT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향후 복지부 등 관련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협력하며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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