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약품 15% 관세' 이달 말부터…韓 기업 영향은?

31일부터 순차적 관세 부과…주요 기업들 "이미 美 생산 인프라 마련 완료"
전문가 "트럼프 리스크 예고돼온 만큼 타격 크지 않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말부터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순차적으로 부과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에 진출한 대다수 한국 기업들은 이미 현지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놨기 때문에 이번 관세 적용으로 인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17일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안보와 공중보건 강화를 이유로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해외 대형 제약사들은 오는 31일부터, 그 밖의 기업들은 9월 29일부터 특허 의약품과 원료의약품(API)에 대한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다만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미국과 별도의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는 1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관세 정책의 영향이 직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전부터 예견돼온 일인 만큼 이미 현지 생산·공급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미 회사는 미국 록빌 공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부터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특성상 관세는 고객사가 부담하는 구조인데,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사들은 미국 정부와의 최혜국(MFN) 협정을 통해 2029년까지 관세를 면제받거나 우호적인 관세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당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도 "지난해 12월 미국 뉴저지에 있는 일라이 릴리 공장을 인수한 뒤 올해 초부터 릴리 CMO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이미 미국에 입고된 약 2년치 재고를 판매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뉴저지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 역시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은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번 관세 정책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에 생산 시설이 없는 일부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돼오면서, 여기에 영향을 받을만한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대응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의약품은 제외하고 1년 뒤 재평가하기로 한 점은 여전한 변수로 손꼽힌다. 내년 4월 재평가 결과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여건이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기업마다 공급망 재편이나 가격 전략 수정 등을 통해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일수록 대응 여력이 대기업보다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내년 4월 추가 정책 변화가 예고된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