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에만 2년, 치료도 쉽지 않다"…'실반트'가 바꾼 캐슬만병 치료[약전약후]
다발성 캐슬만병, 치료 지연 시 장기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
국내 최초 1차 표적치료 옵션 실반트…장기적 질병 조절 가능성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매년 7월 23일은 국제캐슬만병연구회(CDCN)가 희귀질환인 '캐슬만병'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세계 캐슬만병의 날'이다. 캐슬만병은 림프절에 비정상적인 림프 증식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특히 두 곳 이상의 림프절을 침범하는 다발성 캐슬만병은 전신 염증과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원인 불명의 피로와 고열, 야간 발한, 체중 감소, 빈혈, 림프절 비대, 간·비장 비대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과도한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해 장기 손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환자의 약 35%는 5년 이내 사망하고, 10년 내 사망률은 60%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상당수는 HIV와 HHV-8 음성이면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에 해당한다. 문제는 질환 인지도가 낮고 증상이 감염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 악성종양과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증상이 시작된 뒤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2년 4개월, 길게는 10년 이상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기도 한다. 국내는 캐슬만병에 대한 별도 질병 분류코드조차 없어 정확한 환자 규모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마땅한 표준치료가 없어 스테로이드와 리툭시맙, 세포독성항암제 등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는 장기적인 질환 조절이 어렵고 부작용 부담도 적지 않아 환자 삶의 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치료 환경은 IL-6를 표적하는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레코르다티코리아의 '실반트'(성분명 실툭시맙)는 국내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 적응증을 허가받은 IL-6 표적치료제다.
실반트는 지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뒤 2018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IL-6를 직접 억제해 전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임상에서는 실반트와 최적보조요법을 병행한 환자의 34%에서 종양과 증상 반응이 확인된 반면 위약군에서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환자의 97%가 질병 조절을 유지하거나 달성했으며 약 70%는 6년 이상 질병 조절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국제캐슬만병연구회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실반트를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의 우선 권고 1차 치료로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3년 급여 기준이 완화되면서 치료 반응 평가를 위한 CT 검사 간격이 늘어나 장기 치료 부담도 줄었다.
조석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다발성 캐슬만병은 질환 인지도가 낮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 진단과 표적치료가 적시에 이뤄질수록 전신 염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의 일상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도 표준 표적치료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환자들이 더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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