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이어 韓도 바이오시밀러 3상 완화…승부처는 '초기 데이터'
美·EU 이어 국내도 3상 자료 제출 요건 완화
후발은 진입 기회, 선발은 파이프라인 확대 기대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시밀러의 3상 임상시험 요건을 완화하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허가 체계도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규제 흐름에 발맞추게 됐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 부담은 줄어든 반면 품질(CMC)과 분석동등성, 약동학(PK) 등 초기 비교동등성 입증 역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후발 기업의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동시에 개발 경험이 풍부한 기업들은 보다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검토할 수 있게 되면서 바이오시밀러 경쟁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전날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을 개정·시행했다. 바이오시밀러의 품질과 비임상, 약동학적 비교동등성이 충분히 입증된 경우 품목허가 과정에서 3상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품질과 약리학적 비교동등성이 확인되면 반복투여독성시험 자료 제출 의무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기관이 불필요한 임상시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한 글로벌 흐름을 반영한 조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초기 비교동등성 자료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제도 개선이 단순히 3상 임상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무게중심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대규모 3상을 통해 임상적 동등성을 입증하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됐다면 앞으로는 개발 초기부터 품질과 구조, 기능, 약동학적 특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비교·분석하느냐가 허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3상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초기 단계에서 품질과 분석동등성 자료를 더욱 정교하게 확보해야 한다"며 "임상 규모가 줄어든다고 개발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고 초기 비교동등성 입증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임상 간소화 기조를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의 유럽 임상 3상을 조기 종료하고 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규제환경 변화에 맞춰 임상시험 대상자 수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임상 및 허가 전략을 변경했다"며 "유럽 국가가 임상 참여국에서 제외되면서 해당 시험계획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률적인 임상 간소화보다는 품목별 특성에 맞춘 전략을 택하고 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글로벌 임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기존 계획에 따라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는 방향을 유지했다. 향후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규제 변화와 규제기관 협의 결과를 반영해 임상 간소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규제 완화는 후발 기업과 기존 선도 기업 모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발 기업은 임상 부담이 줄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개발 경험이 풍부한 기업들은 기존보다 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기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고 기존 개발 경험이 많은 기업은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결국 시장에는 더 많은 플레이어가 들어오게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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