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과 손잡는 K-바이오…신약개발 패러다임 바뀐다
삼성바이오에피스·SK바이오팜 등 AI 기업과 연이은 공동 연구 계약
전문가 "자체 연구 역량에 집중했던 기업도 이제는 AI 적극 도입"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R&D) 중심에서 벗어나 AI 전문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확산하면서 신약 개발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는 추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SK바이오팜(326030), 디앤디파마텍(347850) 등은 최근 AI 기업과 잇달아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신약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9일 생명과학 기업 프로티나와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한 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양사가 지난해 10월부터 백민경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행 중인 보건복지부 국책과제의 후속 계약에 해당한다.
양사는 내년까지 AI를 활용해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티나는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을 맡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위한 전임상 연구를 담당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라이선스 옵션을 행사해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면, 프로티나는 단계별 기술료와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된다.
SK바이오팜도 지난달 글로벌 AI 바이오텍 인실리코 메디슨과 손잡고 중추신경계(CNS) 신경면역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섰다. 해당 계약은 최대 25억 7250만 달러(약 3조 8420억) 규모로, SK바이오팜 오픈이노베이션센터의 첫 AI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다. 양사는 AI를 활용해 여러 CNS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 역시 지난달 LG AI연구원과 차세대 펩타이드 신약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LG AI연구원이 AI 기술로 질병 원인 물질을 분석해 최적의 펩타이드 서열을 설계하면, 디앤디파마텍이 후보물질 설계와 합성, 평가를 거쳐 전임상과 임상 개발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기존 주사제 중심이었던 펩타이드 의약품을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AI를 활용해 약물의 안정성과 흡수율을 높여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임상 성공 가능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AI 기반 항체 생성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 갤럭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셀트리온(068270), LG화학(051910) 등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또하나의 예시다. 갤럭스는 앞으로 생성형 AI가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연구 과정 전반을 수행하는 이른바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AI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단축하고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향후 AI 기업과 제약·바이오기업 간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바이오 및 제약사들이 AI 기업과 협력하는 사례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특히 예전에는 자체 연구 역량 확보에 집중했던 기업들도 현재는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