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품목 늘어날까…소비자 '기대' 약사 '검증 먼저'
정부, 하반기 전문가 위원회 구성…품목 확대·판매점 확대 검토
소비자 "심야 구매 편리" 기대…약사회 "안전성 검증 우선"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정부가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추진하면서 관련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심야·공휴일 의약품 구매 불편을 줄여 국민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반면 약사단체는 의약품 안전성 검토가 우선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 중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논의하고 관련 고시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판매 가능 장소를 확대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도 함께 검토한다.
현행 약사법은 안전상비의약품을 최대 20개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지정 품목은 13개지만 일부 품목의 생산 중단으로 실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품목은 11개에 그친다. 정부는 부족한 품목을 추가 지정해 법상 허용 한도인 최대 2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은경 복지부 장관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편의점 상비약 확대 논의가 갑작스럽게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으나 정부는 이전부터 검토해 온 과제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국민들의 요구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하반기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아직 확대 대상 품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지사제와 화상연고 등이 추가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이는 과거 논의 과정에서 검토됐던 품목들이 다시 언급된 것일 뿐 최종 결정된 사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향후 약사회와 학계,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품목별 안전성과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품목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심야나 공휴일 문을 연 약국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늘어나면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서울 종로구에서 자녀를 키우는 40대 류 모 씨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늦게 약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는데 심야에 문을 연 약국이 멀어 불편했던 적이 많았다"며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약이 늘어나면 훨씬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퇴근 시간이 늦은 편이라 약국 문이 닫힌 뒤 급하게 약이 필요하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며 "판매 품목이 확대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는 신중한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일반의약품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 소비자 접근성이 좋아지고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심야나 휴일에는 문을 연 약국을 찾기 어려워 일반의약품 구매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안전성이 확보된 일반의약품이라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방향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품목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일반의약품 유통에서 약국의 비중이 큰 만큼 업계가 공개적으로 적극적인 입장을 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품목 확대 자체를 정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의 본래 취지는 취약 시간대 의약품 구매 불편을 해소하는 데 있는 만큼 단순히 편의점 판매 품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품목 확대 여부는 의약품별 부작용과 오남용 가능성, 안전성 등을 전문가들이 충분히 검토한 뒤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공공심야약국 확대 등 다양한 접근성 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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