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알테오젠·리가켐 키우려면…'증명할 기회'가 필요하다
[상폐기로 K바이오]⑤기술특례 바이오 성과까지 긴 호흡 필요…부실 퇴출과 성장 경로 평가 병행해야
알테오젠·리가켐도 긴 적자 거쳐 성장…"기술기업 특성 반영한 관리체계 필요"
- 구교운 기자,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문대현 기자 =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바이오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적자 자체보다 그 기업이 어떤 경로를 걷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바이오업계에서 손꼽히는 성공 사례인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도 기술특례 상장 이후 오랜 적자 구간을 거쳤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과 사업화 중심의 성공 모델이라면 두 기업은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기술수출로 성장했다.
결정적인 것은 그 과정에 걸린 시간이다. 지금의 성과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에 걸친 임상 개발과 사업개발 역량 축적의 결과라는 평가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평가할 때 단순 적자 여부만이 아니라 기술이 실제 시장 검증과 사업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Hybrozyme'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빅파마들과 잇달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9년 비공개 글로벌 제약사와의 첫 계약을 시작으로 MSD, 아스트라제네카, GSK, 바이오젠 등과 연속 계약을 성사시키며 관련 기술수출만 현재까지 8건에 달하며 공개된 계약 규모는 11조~12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첫 계약 역시 개발 소식을 접한 글로벌 제약사가 먼저 관심을 보이며 논의가 시작됐을 만큼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라는 평가다. 이 성과는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알테오젠은 상장 10년 만인 지난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254억 원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2159억 원, 영업이익 106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플랫폼 'ConjuALL'을 기반으로 얀센, 암젠, 오노약품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속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10여 건의 계약을 통해 공개된 누적 계약 규모만 9조 원을 넘어섰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플랫폼 'ConjuALL'을 기반으로 얀센, 암젠, 오노약품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속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10여 건의 계약을 통해 공개된 누적 계약 규모만 9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4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아직 영업흑자 구조가 정착단계는 아니나 상장 이후 10여 년 만에 기술수출 성과가 재무지표로도 일부 확인된 셈이다. 누적 9조 원의 기술수출 성과가 재무지표로 연결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업계에서는 시간이 핵심이라고 본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 A 대표는 "기술만 좋아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알리고 상업화하느냐 시장의 의심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그 과정을 밟는 데는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화된 기준을 10년 전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에 적용했다면 두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평가다.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되고 반복적인 수익 구조로 이어지기까지는 임상 개발과 파트너십 구축 상업화 단계를 차례로 밟아야 하는 긴 호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 대표는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 같은 기업은 상업화 가능성을 증명했지만 작은 회사들은 그 가능성을 증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는 일률적인 재무 기준보다 기술특례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적자 여부보다 기술개발 진척도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 여부 임상 단계 진입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 자금 소진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 당시 제시한 핵심 기술과 무관한 사업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반복적인 자금조달에 의존하는 기업은 엄격히 걸러내야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검증을 받고 있거나 사업화 가능성을 입증해 가는 기업에는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술특례 제도가 바이오벤처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계속하려면 퇴출 기준 강화와 함께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하는 후속 관리 체계도 정비돼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시장에 오래 남겨두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능성 있는 기술기업과 단순 존속 기업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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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퇴출, 반기 완전자본잠식 심사 도입 등 새로운 제도가 한꺼번에 시행되면서 바이오·제약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기간 연구개발이 불가피한 바이오산업 특성상 이번 제도 변화는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기대와 혁신 생태계 위축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뉴스1은 상장폐지 제도 강화가 K바이오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기술특례 상장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