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제 없는 콜린알포세레이트…48주 임상서 인지기능 개선 신호

복약기준 준수 환자군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
전문가 "경도인지장애 진행 느려 질환 특성·관찰 기간 고려해야"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2024.9.20 ⓒ 뉴스1 박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에서 복약기준을 준수한 참여자 집단(PPS)과 일부 보조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서 경도인지장애 치료제 평가 기준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이전 단계로 환자별 원인과 진행 양상이 다양하고 질환 진행 속도도 비교적 느려 단기간 임상시험에서 약효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인지기능이 비교적 양호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48주 동안 인지기능 유지·개선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단계에서도 1차 유효성 평가를 위해 통상 18개월 이상의 추적관찰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 시험은 사전에 설정된 1차 평가지표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PPS 분석과 일부 보조지표에서는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으며 치료 기간과 복약 순응도가 높을수록 개선 폭도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의료계에서는 질환 특성상 변화 폭이 크지 않은 경도인지장애에서 48주라는 비교적 짧은 관찰 기간에도 개선 신호가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치매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는 작은 점수 차이도 의미 있게 평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는 78주 임상시험에서 주요 평가지표(CDR-SB) 차이가 0.45점 수준이었지만 질환 진행을 늦춘 효과를 인정받아 허가됐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역시 1차 지표 결과뿐 아니라 PPS 분석과 보조지표 결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결과는 장기간 임상시험이 이뤄질 경우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인지기능 유지·개선 효과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항체치료제가 등장하며 치매 치료 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비용과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레켐비는 현재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으며 약제비 외에도 아밀로이드 PET 검사와 뇌부종·뇌출혈(ARIA) 모니터링을 위한 정기 MRI 검사 비용이 추가된다. 반복적인 정맥주사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고령 환자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반면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경구제로 복용 편의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임상시험과 실제 진료 데이터를 축적해 온 치료제 중 하나로 평가된다.

장기 데이터도 축적되고 있다. 지난해 약 51만 명 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콜린 복용군이 비복용군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 위험은 10.1%, 혈관성 치매 진행 위험은 16.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는 단일 임상지표만으로 약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며 "고가 신약뿐 아니라 기존 경구 치료제의 접근성과 장기 사용 경험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