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지방, 바이오소재로…인체유래 지방 재활용시대 열린다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국회 통과…인체유래 지방 재활용 가능해져
세포외기질(ECM) 주목…의료기기·화장품 시장 확대 기대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지방흡입술이나 성형수술 과정에서 의료폐기물로 처리되던 인체유래 지방이 앞으로는 재생의료와 바이오산업 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전량 소각되던 인체유래 지방이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8일 본회의를 열고 인체유래 지방을 재활용 금지 대상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법은 인체 조직 적출물을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원칙적으로 재활용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인체유래물 가운데서는 태반이 시행령에 따라 의약품 원료 등으로 예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인체유래 지방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업계에선 국내에서 지방흡입술 등을 통해 발생하는 인체유래 지방을 연간 30톤 수준으로 추정한다. 그동안은 전량 소각 처리됐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바이오 원료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다.
인체유래 지방은 지방세포뿐 아니라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콜라겐, 세포외기질(ECM) 등 다양한 바이오 소재를 포함하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업계에서는 ECM의 산업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CM은 세포를 지지하고 구조를 유지하는 물질로, 창상피복재와 화상치료용 의료기기, 세포 배양 배지, 필러 등 다양한 바이오 제품의 핵심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김남철 ㈜365mc 대표는 "이번 법 개정으로 인체 지방의 가치와 가능성이 재조명되면서 지방줄기세포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지방줄기세포보다는 세포외기질 등 바이오 머티리얼의 다양한 활용이 바이오산업 성장에 더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방흡입 전문 의료기관 중 하나인 365mc는 법 개정 이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함께 인체유래 지방 활용 타당성을 검증하는 국책 실증연구사업을 수행했고 폐지방 전문 자회사 모닛셀을 설립해 지방유래 줄기세포(SVF)와 세포외기질 활용 연구를 이어왔다. 김 대표는 "본격적인 산업화가 가능해진 만큼 바이오 신소재와 화장품 분야 신물질 개발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인체유래물은 진단키트나 재생의료, 바이오소재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원료"라며 "특히 지방은 다양한 세포와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산업적 활용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 개정으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활용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관련 산업에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인체유래 지방의 채취와 보관, 운송, 가공 전 과정에 대한 안전관리 기준과 환자 동의 절차, 이력 추적 체계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세포치료제와 태반 등 인체유래물 활용 경험이 국내에 이미 축적돼 있는 만큼 규제 당국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는 필요하지만 지나친 행정 부담이나 규제는 산업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안전성과 산업 활성화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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