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루이소체 치매 도전장…릴리 '키순라' 국내 2상 개시
식약처, 도나네맙 글로벌 임상 2상 승인
알츠하이머 치료제서 적응증 확대 추진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한국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가 루이소체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의 국내 절차에 돌입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키순라가 치료제가 부족한 루이소체 치매 영역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지난 10일 도나네맙(LY3002813)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초기 인지장애 또는 루이소체 치매의 핵심 임상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연구진은 도나네맙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인하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한양대병원 등이 참여한다.
도나네맙은 글로벌 제약사 릴리가 개발한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다. 뇌에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기전으로 개발됐다.
도나네맙은 미국에서 '키순라'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에서도 허가를 획득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으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키순라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TRAILBLAZER-ALZ 2'를 통해 효과를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초기 증상 알츠하이머병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릴리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회사 측은 키순라가 인지기능 및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를 유의하게 늦추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키순라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최소 수준까지 감소하면 투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릴리는 이를 통해 환자의 투약 부담과 치료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루이소체 치매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 중 하나로 환각과 인지기능 저하,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장애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루이소체 치매 치료는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지기능 저하나 환각 등을 조절하는 약물은 사용되고 있지만 질환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루이소체 치매는 대표적인 미충족 의료 수요 분야로 꼽힌다.
이번 임상은 알파시누클레인과 아밀로이드 병리가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릴리는 해당 환자군에서 도나네맙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해 루이소체 치매 치료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키순라의 적용 범위가 알츠하이머병을 넘어 루이소체 치매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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