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업 리스크에 학계 경고…"단순 노사 갈등 넘어 국가 경제에 영향"

삼성 노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주주권리와 충돌"
“반도체·바이오 산업 특성상 파업 장기화 시 기업 경쟁력 타격"

1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좌담회에서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삼성전자(00593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조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두고 학계·법조계 전문가들이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기업 가치와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생산 공정이 중단될 경우 품질 저하와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좌담회에서는 최근 확산 중인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법적·산업적 쟁점이 집중 논의됐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한 이후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 등 주요 기업 노조에서도 유사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업이익은 이미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을 제외한 뒤 남는 이익"이라며 "이를 다시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것은 주주 권리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의 합병·분할 등 경영 사안 사전 합의 요구에 대해서도 "상법상 이사회·주주총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산업 특수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제조 공정이 중단되면 제품 전체를 폐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의약품 공급 차질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신뢰가 핵심인 만큼 파업 장기화 시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학계에서는 노조 요구의 배경에도 일정 부분 공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송원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바이오 산업은 숙련 인력의 암묵지와 현장 경험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노조 역시 자신들의 기여도를 인정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명문화하는 방식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법 측면에서는 현행 제도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은 "반도체·바이오 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노사 자율을 넘어 국가 경제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무권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업이익은 기업 가치와 미래 투자 재원의 핵심 지표"라며 "성과급 논의는 영업이익 규모 자체보다 증가분이나 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