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넘지 못한 韓 성장호르몬 시장…노보 '소그로야' 시험대
LG화학 '유트로핀'·동아ST '그로트로핀' 점유율 70%
주 1회 편의성 강점…장기 안전성·처방 경험 변수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노보 노디스크의 주 1회 성장호르몬 치료제 '소그로야'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국내 시장은 LG화학(051910)과 동아에스티(170900) 등 국내사 중심 구조가 견고한 데다 성장호르몬 치료 특성상 장기 안전성과 처방 경험이 중요한 만큼 실제 시장판도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노보의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 소그로야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다. 소그로야는 성인 및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주 1회 제형 치료제다.
현재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은 LG화학의 '유트로핀'과 동아에스티의 '그로트로핀'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아이큐비아(IQVIA) 데이터 기준 지난해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 점유율은 유트로핀이 40.5%, 그로트로핀이 33.5% 수준이다.
유트로핀과 그로트로핀의 주성분은 모두 '소마트로핀'이다. 반면 소그로야의 성분은 '소마파시탄'으로, 단순히 주사 주기만 줄인 제품이 아니라 성분 자체가 다른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다.
소마트로핀은 사람의 성장호르몬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존 표준 성장호르몬 성분으로, 체내 지속 시간이 짧다. 반면 소마파시탄은 성장호르몬에 지방산 구조를 결합해 체내 지속 시간을 늘린 장기지속형 성분이다.
소그로야의 가장 큰 강점은 투약 편의성이다. 기존 제품들이 대부분 하루 1회 투여 방식인 반면 소그로야는 주 1회 투여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수년간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와 보호자의 투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장기간 사용하는 호르몬제인 만큼 의료진들이 장기 안전성과 축적된 처방 경험을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 소마트로핀 제제는 오랜 기간 처방되며 안전성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성장 속도와 호르몬 수치에 따라 용량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하는 만큼 일부 의료진들은 여전히 데일리 제형의 장점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화이자도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제 '엔젤라'를 국내 출시했지만 시장 내 존재감을 크게 키우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주사 통증 이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보호자에 의한 자가 주사 방식으로 투여되는 경우가 많아 소아 환자들이 통증을 크게 느낄 경우 오히려 치료 순응도와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 안정성 역시 변수로 꼽힌다. 국내 생산 기반을 갖춘 국산 성장호르몬 제품들과 달리 수입 제품은 공급 일정이나 물량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 1회 제형이라는 편의성은 분명 강점이지만 성장호르몬 시장은 단순 편의성만으로 움직이는 시장은 아니"라며 "아이들이 맞는 치료제기 때문에 장기 안전성 데이터와 의료진 신뢰, 공급 안전성 등이 함께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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