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바이오 공정 파업에 '제동'…"쟁의권, 무한정 보장 안 돼"
산업 피해 가능성과 균형 판단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조가 예고한 전면 파업에 법원이 일부 제동을 걸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중 일부 공정에 대해 파업 등 쟁의행위를 제한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유아람 부장판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기업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노조가 쟁의 행위 기간 중 조합원이나 제3자로 하여금 해동된 세포주의 변질이나 부패 방지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지침을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해악을 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직원이 위 작업에 종사하는 걸 방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중단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작업은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작업이다.
이번 결정은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의 적용 가능성을 바이오산업에서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원료나 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파업의 동력은 아무래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향후 쟁의행위 시 법적 책임에 대한 노조 측의 심리적·실질적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오의약품은 글로벌 공급망과 환자의 생명권에 직결되는 산업이다. 생산 차질은 단순한 기업 손실을 넘어 국가 바이오산업의 대외 신뢰도와 환자 투약 일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법원이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인정한 만큼, 노조 입장에서는 쟁의 활동 범위가 법적으로 제한되면서, 쟁의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배양이나 정제 등 공정의 경우에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회사는 인용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수성과 품질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결정문을 수령했으며 일부 인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배양이나 정제 등 초기 생산 공정에서의 파업도 제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12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이어왔던 13차례 교섭 모두 실패했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과 1인당 격려금 3000만 원,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당,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주요 경영 및 인사권을 행사할 때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는 조건도 제시했다.
노조는 5월 1일부터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인데, 그전까지 합의안에 도달하지 못하면 2011년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내달부터 생산에 차질이 생겨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 발생과 신뢰 훼손도 불가피하게 된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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