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가 키운 비만치료제 시장…K-바이오 추격 속도
지난해 위고비·마운자로 국내서 7000억 규모 판매
한미 '품목허가 절차'…HK이노엔·JW중외, 임상 3상 진행·추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글로벌 제약사가 위고비, 마운자로를 앞세워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형성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 한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69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 이상 증가했다. 일라이 릴리 한국법인 역시 같은 기간 48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90% 이상 성장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노보 노디스크)와 마운자로(일라이 릴리)를 중심으로 한 GLP-1 계열 의약품 수요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iM 증권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각각 4725억 원, 2155억 원으로 총 7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비만치료제가 비급여 중심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된 신약이 등장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던 GLP-1 계열 약물이 비만 적응증으로 확장되며 시장 자체가 새롭게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은 당뇨 치료제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GLP-1 기반 약물은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를 동시에 내면서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의료기관과 환자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사실상 외국계 제약사가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이처럼 시장이 확대되자 국내 제약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순 복제약보다는 차별화된 기전과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선두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관련 국내 임상 3상 종료에 따른 톱 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품목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 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약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한국인 비만 환자에게 최적화된 용량 설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GLP-1 제제들이 구토, 오심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었던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상 사례 발생률을 낮췄다.
HK이노엔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 'IN-B00009'(성분명 에크로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 대상자 모집을 완료했다. IN-B00009는 지난 2024년 글로벌 바이오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에도 도입한 물질로, HK이노엔은 국내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확보해 비만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중국 간앤리제약으로부터 GLP-1 수용체 작용제인 '보팡글루타이드'(GZR18)을 도입했다. GZR18은 중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8년 출시 예정이다. 미국에선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GZR18은 2주 1회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어 기존 주 1회 투여 GLP-1 계열 치료제보다 투여 편의성이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JW중외제약은 올해 하반기 국내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을 보유한 외국계 기업과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대부분 개발 초기 또는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상황이지만 국내 제약사들도 장기지속형 기술과 신규 기전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향후 임상 성과와 기술수출 여부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