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중심에서 삶의 질 관리로…'타그리소' 10년이 바꾼 폐암 치료

폐암 생존율 16.6%→42.5%…표적치료 확산에 치료 성과 개선
수술 후 재발 73%↓·전이성도 4년 생존…‘전 주기 치료’로 확장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암종이다. 2024년 기준 전체 암 사망의 약 21.8%를 차지한다. 국내 유병 인구도 약 14만 명 수준으로 고령화와 맞물려 질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폐암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 진단되는 비율은 약 20%에 불과하다. 약 40%는 이미 전이가 진행된 4기에서 발견된다. 이 같은 특성으로 폐암 치료는 오랫동안 생존 연장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과거 전이성 폐암은 생존 기간이 대체로 1년 내외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고 항암화학요법 중심 치료에서는 독성 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중추신경계(CNS) 전이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치료 전략의 발전으로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치료 지속성이 확보되면서 폐암 치료는 얼마나 오래 사는가를 넘어 치료를 이어가며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생존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폐암 5년 상대 생존율은 과거 16.6%에서 2019~2023년 42.5%로 약 25%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암 평균 상승 폭(19.5%p)을 웃도는 수준이다.

타그리소, 임상 3상서 사망위험 73%↓…생존 기간 개선

폐암 생존율이 개선된 것은 표적 치료제 도입과 치료 전략 고도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는 EGFR, ALK, ROS1 등 유전자 변이에 기반한 표적 치료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치료 흐름 속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활용 범위를 넓혀온 치료 옵션으로 꼽힌다. 타그리소는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1차 치료 단독·병용요법뿐 아니라 조기 병기(1B~3A기) 수술 후 보조요법, 절제 불가 국소 진행성(3기)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폐암 치료는 특정 단계 중심에서 조기부터 전이성 단계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관리 개념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

임상 연구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 폐암 수술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지만 이후 재발 관리에 따라 장기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실제 수술 후 재발률은 병기에 따라 20~50%, 최대 70% 수준으로 보고된다.

ADAURA 임상 3상 연구에서는 완전 절제술을 받은 1B~3A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 보조요법 적용 시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약 73% 감소했다. 2~3A기 환자에게서는 사망 위험이 51% 감소하며 전체생존기간(OS) 개선도 확인됐다.

특히 CNS 재발 위험이 76% 감소해 재발 관리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수술 이후 치료 전략이 관찰 중심에서 적극적 관리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이성 폐암에서도 치료 성과는 이어졌다. FLAURA2 임상 3상 연구에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47.5개월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23% 감소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은 29.4개월로 단독요법군(19.9개월) 대비 9.5개월 연장됐으며 중추신경계 전이 환자 중에서도 24.9개월로 단독요법군(13.8개월)보다 길게 나타났다. 종양 크기 감소율 중앙값은 94%로 보고됐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