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으로…삼성바이오에피스, '항암 유도탄' 1상 돌입
넥틴-4 타깃 ADC 1상계획 승인…국내 포함 글로벌 임상 개시
바이오시밀러 기반 해마다 1개 이상 신약 파이프라인 가동 목표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자본과 임상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분야에 진출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행성 불응성 고형암 환자 대상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임상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같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1상시험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국내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음에 따라 글로벌 임상 연구를 개시하고, 환자모집을 통해 인체 투약이 진행될 전망이다.
SBE303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운 후보물질 중 하나다. 해당 물질은 요로상피암(방광암) 등 다양한 고형암 표면에서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되는 단백질인 '넥틴-4'를 타깃 하는 ADC 신약 후보물질이다.
ADC는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에 강력한 세포독성 항암제(페이로드)를 화학적 링커로 연결한 구조다.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 내부로 침투해 약물을 방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항암 유도탄'으로 불린다.
이번 임상 1상시험계획 승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체질 개선과 사업 구조 개편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창립 이래 10여년간 자가면역질환과 항암제, 안과질환 등 다양한 영역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전 세계 주요 시장에 공급하면서 성장했다. 최근까지 11개가량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약 연 매출 1조 7000억 원 규모의 현금흐름은 고위험·고수익 사업 분야인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재무적 기반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성과를 발판 삼아 신약개발 중심의 '한국형 빅파마'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초기 물질 탐색이나 임상 1상 단계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 등에 기술이전하는 한계에서 벗어나 임상 개발부터 인허가, 상업화, 직판 등에 이르는 신약개발 전 주기를 주도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R&D 조직은 신약개발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편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채용을 통해 ADC 신약 후보물질 탐색, 페이로드와 링커 화학 합성, 접합 공정 개발 등 ADC 전 과정에 걸친 전문 인력을 대거 흡수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신약 타깃 발굴 플랫폼 등을 구축해 신약개발 속도와 성공 확률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ADC 시장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 등 압도적인 효능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의 등장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치열한 격전지로 부상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연구서비스 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ADC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최소 300억 달러(약 40조 905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한 SBE303의 초기 데이터와 안전성 프로파일 입증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역량을 글로벌 무대에서 평가받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넥틴-4 단백질을 타깃으로 삼아 이미 상업화에 성공한 아스텔라스의 '파드셉' 등 경쟁 약물 대비 얼마나 우수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임상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협력사들과 구축한 독자적인 약물 접합 기술과 차별화된 페이로드 구조를 통해 기존 1세대 ADC가 가진 독성 문제 등 한계를 극복하고 치료 지수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SBE303을 시작으로 해마다 임상 단계의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번 ADC 신약 임상 진입은 회사의 근본적인 정체성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신약 중심의 개발사로 전환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상업화하며 축적한 글로벌 수준의 임상 설계 역량과 규제 당국 대응 노하우 등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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