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검사 수가 인하 추진에 산업계 반발…"수탁사 순기능 인정해야"
검체검사 원가 산정도 신뢰도 저하 지적
"점진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정책 집행해야"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이유로 검체검사 수가 인하를 추진하면서 진단검사 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단순한 비용 절감 논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며, 수탁검사기관의 역할과 공공적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확인된 검사 인프라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무리한 수가 조정은 검사 질 저하와 지역 의료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최근 건보 재정 관리 강화를 기조로 일부 검체검사 항목에 대한 수가 조정 필요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와 신의료기술 확대로 검사 항목이 늘어나면서 관련 급여비 지출도 지속해서 증가해 왔다는 판단에서다.
수가 조정 논의는 통상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정부는 검사 영역이 수술 등 영역보다 과보상 되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검체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을 확정하면서 위탁검사관리료 폐지에 따른 재원(2024년 기준 2조 4000억 원)은 진찰료 등 저보상 영역 인상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만약 정부가 구상대로 원가분석 기반 4차 상대가치 개편에서 검사 영역의 상대가치 높이 조정이 이뤄질 경우, 지난해 건정심에서 조정된 수가분 외에 남은 검사료를 인하해 영역별 '균형 맞추기'라는 표면적인 목표를 이룬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려는 깊다. 업계는 원가보상률 산정의 기초자료와 분석이 현장의 실제 비용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3차 상대가치 회계 조사 당시 목표 표본 수를 의과 병원급은 적어도 90개로, 의과 의원급은 적어도 600개로 잡았는데 이번 공단 회계 조사에서는 목표치에 한참 모자랐다. 특히 3차 상대가치 회계 조사 당시 의원급이 200개였으나 이번 의원급은 88개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 조사 표본이 대부분 신포괄수가제 참여 기관으로만 구성돼 있는데 신포괄수가제는 극히 제한적인 진료를 보는 영역이며, 행위별 수가 체계와는 다른 모형화된 구조로 전체 의료기관을 대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회계 조사 당시 수탁을 주는 행위에 대한 원가 보상이 적절히 계산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원가보상률 뻥튀기가 발생했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 장비 고도화, 품질관리 강화, 인건비 상승, 정보보안 투자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반복적 수가 인하는 고품질 검사 서비스 유지와 산업 경쟁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다른 관계자는 "검체 검사는 '수술', '처치', '기능' 유형과 달리 빈도수 조절이 가능한 영역이라 원가보상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특히 의료기관으로서는 재정 이동에 따른 균형적인 수가 배분이겠지만, 수탁사 입장에서 본다면 그저 삭감만 당해야 하는 억울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최근 연이어 성명을 내놓으며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 적극 반기를 드는 상황이다.
체외진단의료기기계 한 종사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임상적 성능 시험이 필수적이고, 수탁사는 이들 기기의 정확도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참조 표준 역할을 수행한다"며 "수탁기관이 없다면 전국 수만개 중소 의료기관은 전체적으로 고가의 분석 장비를 도입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수탁사의 순기능을 정부가 인정해야 함을 짚었다.
그러면서 "의료비용분석위원회의 회계 조사 방식이 차츰 안정되고 정착할 때까지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며 "그에 따라 점진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정책 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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