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 섭취량 200배까지…'비타민 메가도스 유행' 괜찮을까

제약사, 직장인 타깃 영양제 속속 출시
"비타민C 과량 복용 효능 검증 안 돼"…결석 등 부작용 우려

2025.7.20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건강한 몸'을 새해 목표로 세운 직장인 김 모 씨(35·남). 모름지기 건강의 시작은 좋은 영양제라는 생각에 인터넷 쇼핑몰을 뒤적이지만, 종류가 천차만별이라 도저히 고를 수가 없다. 그러던 김 씨에게 "비타민C부터 골라야 한다. 메가도스 어떠냐"라는 직장동료. 권장량의 200배 많은 비타민C를 섭취하는 만큼, 더 많이 흡수된다는데 정말 괜찮을까.

새해를 맞아 건강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사이에서 비타민C 메가도스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맞춰 각 제약사도 권장량을 크게 웃도는 비타민C를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을 속속 내놓는 모습이다.

메가도스란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권장섭취량을 초과해 복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가장 대중화된 메가도스는 비타민C다. 하루 권장섭취량(100㎎)의 10(1000㎎)배부터 200배(2만㎎)까지 영양제 종류도 다양하다.

비타민C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암과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관의 산화도 막아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한편, 면역력도 높여준다고 한다. 콜라젠 합성에도 동원된다는 점에서 영양소계의 '팔방미인'인 임에는 분명하다.

비타민C는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체내에 과도하게 들어올 경우, 초과분은 모두 소변으로 배출된다.

메가도스의 가능성은 비타민C의 이런 수용성 성질에서 나온다. 어차피 몸 밖으로 배출되는 만큼, 차라리 대량으로 흡수해 항상 '넘치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자는 것이 메가도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지다.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고용량 비타민C 복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학자 중 한명이다.

다만 현대 의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메가도스는 여전히 논쟁적인 사안이다. 임상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그간 동물 등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비타민C가 실제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긴 했다"면서도 "문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임상적인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40년 동안 메가도스를 두고 임상 시험을 여러 차례 벌였지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각종 치료 지침에 메가도스가 담기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선 99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혈중 비타민C 수치와 사망률은 U자형 상관관계를 보였다. 너무 낮아도, 너무 높아도 사망률이 높다는 의미다.

메가도스의 효능에는 물음표가 붙지만, 부작용은 비교적 명확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과량의 비타민C가 체내에 들어오면 옥살산으로 전환되어 신장결석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 소화 불량 등 위장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량을 섭취하더라도 2000㎎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명 교수는 "효과도 입증이 되지 않았는데, 부작용도 일부 있을 수 있다"며 "굳이 돈을 쓰면서까지 메가도스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