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단 생각 싹 사라져"…차세대 비만약 '아밀린' 뭐길래

뇌 식욕중추 타깃 신기전 주목
노보·릴리·화이자·로슈 경쟁 본격화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2026년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차세대 기전인 아밀린 계열 약물의 상업화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아밀린을 활용한 단독 또는 병용 전략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아밀린이 주목받는 기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밀린은 인슐린과 함께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 억제와 포만감 유지에 관여한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이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했다면, 아밀린은 뇌의 식욕 조절 중추에 작용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식사량 자체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또 아밀린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식사 간격을 늘리는 작용도 해 하루 섭취 열량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GLP-1과 작용 경로가 달라 병용 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위장관 부작용이 비교적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올해 경구 제형과 아밀린 계열 상업화 국면 진입

현재 아밀린 계열 비만약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다. 노보는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와 아밀린 유사체 '카그릴린타이드'를 병용한 주사제 '카그리세마'에 대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승인이 이뤄질 경우 올해 첫 아밀린 기반 비만 치료제의 상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카그리세마는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된 REDEFINE-1·2 연구에서 68주 기준 평균 22.7%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최근 발표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3상에서도 평균 약 14%대 체중 감소와 함께 당화혈색소(HbA1c) 개선 효과가 확인되며, GLP-1 단독 요법 대비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선택적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인 '엘로랄린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임상 2상 시험에서 최대 20%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릴리의 GLP-1 계열 치료제 터제파타이드와의 병용 임상도 병행하고 있다. 단독 요법과 병용 요법을 동시에 추진하며 아밀린 전략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화이자는 지난해 바이오텍 기업 멧세라를 인수하며 아밀린 기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핵심 후보물질인 'MET-233i'는 월 1회 투여 가능한 장기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로, 1상에서 긍정적인 초기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회사 측은 연내 추가 임상 데이터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덴마크의 질랜드파마와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를 공동 개발 중이다. 해당 약물은 로슈가 개발 중인 GLP-1/GIP 이중 작용 치료제 'CT-388'과의 병용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CT-388은 임상 2상 시험에서 약 22.5%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바 있다.

한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5년까지 1500억 달러(약 217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에는 주사형 GLP-1 계열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올해 경구 제형과 아밀린 계열이 상업화 국면에 진입하며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