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약품 관세 25%' 기습 압박…K-제약바이오 '당혹'
삼성바이오·셀트리온, 현지 생산거점 확보 등 방어막 구축
"즉각 부과 어려워"…실리보다 '협상용 카드' 무게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미국 정부가 한국산 의약품에 대해 25%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예고 없던 기습적인 관세 인상 거론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앞서 현지 생산거점 확보와 미국인 의약품 비용 증가 부담 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 내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국 의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상호관세를 비롯해 의약품, 자동차, 목재 등 품목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 발표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이미 대응 전략을 가동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은 앞서 추진한 현지화 전략이 유효한 방어막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미국 내 위탁생산(CMO) 시설을 인수하거나 CMO 협력 등을 통해 수출 경로를 마련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내 첫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있는는 휴먼지놈사시언스(HG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2억 8000만 달러(약 4136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직접 판매망 구축과 생산 시설 확보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차단했다는 입장이다. 이미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확보해 관세에 관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모든 리스크로부터 구조적으로 탈피했다. 현지 시설은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면서 "셀트리온은 해당시설을 미국향 자사 제품 생산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시점별 맞춤형 대응 방안을 끝낸 상황"이라면서 "미국 생산시설에서 현지 판매 제품이 생산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 동안에는 이미 현지에 입고된 2년 치 공급물량을 통해 관세 영향 없이 제품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의 주요 고객사가 일부분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이므로 미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제약 산업과 소비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산 의약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시 해당 비용 부담은 일차적으로 미국 제약사로 전가될 수 있다. 이는 현지 의약품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해서 약가인하 정책을 펼쳐온 점을 고려하면, 자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의약품 관세 카드를 실제로 강행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대체가 쉽지 않고 가격 탄력성이 낮은 필수재"라며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무리한 관세 부과는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 측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미국의 발표가 즉각적인 관세 부과로 이어지기에는 절차적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요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양국 발표 모두에서 25%에서 15%로 관세 인하 대상이 되는 품목에는 의약품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서 "의약품은 한미 무역협정 합의 당시에도 그렇고 현재까지도 무관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232조에 따른 관세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아직 의약품과 의약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조사 결과에 따른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 즉각적으로 의약품에 25% 관세율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해 △단순히 자동차 등 다양한 관세 부과 카드에 포함된 것 △자국 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도체와 조선 분야에 관세를 부과하기 어려운 상황 △중국과 한국의 바이오 분야 협력 견제 △미국 현지 내부 정치 해소용 등 다양한 이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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