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유전자 교정 기술 수익화 원년…'크리스퍼 RNP' 특허 강력

지난해 등록 특허 3배 급증·유럽 특허 방어 성공
글로벌 기업 상대 소송 제기…로열티 확보 총력

툴젠 연구원이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툴젠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툴젠(199800)이 독자적인 유전자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RNP' 특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올해를 글로벌 수익 실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특허 수가 전년 대비 3배로 급증하고, 유럽에서의 결정적인 특허 방어에 성공하는 등 로열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특허 분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을 향한 특허권 행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선출원주의' 적용해 특허 분쟁 리스크 해소

9일 업계에 따르면 툴젠 지식재산권(IP)은 브로드 연구소와 UC버클리가 진행 중인 '저촉심사'의 영향권 밖에 있다.

크리스퍼 특허 주요 분쟁은 미국 특허법 개정 이전을 기준으로 '누가 먼저 발명했는가'를 보는 '선발명주의'에 따라 시점을 두고 다투는 구조다.

반면 툴젠은 2013년 3월 개정된 누가 먼저 특허를 냈는지가 중요한 '선출원주의'가 적용된 시점인 2013년에 크리스퍼 RNP 기술을 출원했다. 주요 경쟁사가 진행 중인 우선순위 다툼에서 제외돼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툴젠의 특허는 캐스나인(Cas9) 단백질과 가이드 리보핵산(RNA)이 결합한 'RNP' 형태에 집중된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세포 내 전달 효율이 높고, 교정 후 외래 DNA가 남지 않아 유전자변형제품(GMO) 라벨링 등 규제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서 특허 방어 성공…등록 특허 확대

툴젠의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2024년 5건이었던 주요국 등록 특허는 2025년 말 기준 우리나라 3건, 미국 4건, 유럽 3건, 일본 2건 등 15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5년 11월 유럽 특허청 이의심판부 결정이 분기점이다. 심판부는 툴젠의 식물 유전자 교정 특허에 대한 이의신청 심리에서 경쟁사들의 방식과 구별되는 기술적 진보성을 인정하며 특허 유지를 결정했다.

툴젠은 '유럽 단일특허' 제도를 활용하고 있어 이번 승소로 18개국에서 동시에 특허 효력을 확보하게 됐다.

유전자 교정 기술 '크리스퍼' 모식도.(툴젠 제공)/뉴스1
1500억 이상 수익 기대…특허 소송 개시

안정적인 특허권을 확보한 툴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권리 행사를 시작했다. 9월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11월 영국과 미국에서 버텍스, 론자,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을 특허 로열티 협상을 위한 절차로 해석하고 있다. 주요 타깃은 크리스퍼 치료제인 '카스게비'다.

지난해 카스게비 매출은 1억 달러(약 15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에디타스가 버텍스와 약 1억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전례가 있어 툴젠 역시 이에 상응하는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의 차세대 항암제와 지너스의 질병 저항성 돼지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RNP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툴젠의 잠재 타깃 시장은 인체 치료제를 넘어 농축산 분야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툴젠이 유럽 특허 방어에 성공하고 미국에서 선출원주의 지위를 확고히 한 것은 단순한 특허 등록을 넘어 경쟁사들이 피해 갈 수 없는 '길목 특허'를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올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소송전은 막대한 소송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카스게비 등 실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치료제를 타깃한 만큼 로열티 협상 등을 통한 실질적인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