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국산 'CAR-T' 승인 임박…'큐로링크'로 환자접근성 높인다

큐로셀 개발 '안발셀', 허가·평가·협상 연계 사업 선정
환자 면역세포 활용 16일만에 맞춤형 치료제 생산

큐로셀 관계자가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시설에서 CAR-T 치료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큐로셀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큐로셀의 독자적인 면역관문 억제 기술을 적용한 국산 CAR-T 신약 '안발셀'(제품명 림카토) 허가가 임박했다.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한 것에 더해 자체 구축한 공급망 '큐로링크'를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허가 후 빠른 상업화를 통해 혈액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산 1호 CAR-T 신약 '안발셀', 연말 허가 기대

13일 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올해 하반기 신약 승인을 목표로 CAR-T 신약 안발셀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CAR-T 치료제는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해 암세포만을 정밀하게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주입하는 개인형 맞춤형 치료제다.

기존 항암제나 이식 치료가 더 이상 듣지 않는 말기 혈액암 환자에서 약물 투여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어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난치성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제 계열이다.

안발셀은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시범사업 대상 신약으로 선정돼 의약품 승인과 보험급여 평가, 약가 협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이는 빠른 상업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안발셀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기존 치료제들과 비교해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안발셀은 객관적반응률(ORR) 75%, 완전관해율(CR) 67%를 기록했다. 이는 경쟁 제품인 노바티스 '킴리아' ORR 52%·CR 40%, 길리어드 '예스카타' ORR 74%·CR 54% 대비 우수한 효능이다. 이들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가 확인됐다. CAR-T 치료제의 주요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3등급 이상 발생률이 9%에 그쳤다. 신경독성(ICANS) 3등급 이상 발생률 또한 4%로 나타나 경쟁 약물 대비 낮은 부작용 빈도를 나타냈다.

안발셀의 이러한 임상적 성과는 큐로셀이 자체 개발한 '오비스'(OVIS) 기술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일반적인 CAR-T 세포는 암세포 공격 과정에서 면역관문 수용체 발현이 증가하며 탈진하는 한계가 있다.

반면 오비스 기술이 적용된 안발셀은 CAR-T 세포 표면의 면역관문 수용체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CAR-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암세포 사멸을 유도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오비스는 기존 CAR-T 기술과 면역관문 억제 기능을 융합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큐로셀의 CAR-T 신약 '안발셀' 신속 공급 시스템 '큐로링크'.(큐로셀 제공)/뉴스1
큐로링크·신속검사법 도입…공급 기간 16일로 단축

큐로셀은 제품 효능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치료제가 전달되는 속도인 '채혈에서 투여까지 걸리는 시간'(Vein to vein time)을 단축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제조 후 다시 투여해야 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 특성상 신속한 공급이 필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식약처 지정 표준시험법을 수행하면 품질검사에만 30일이 소요됐다. 총 공급기간은 44일이었다. 큐로셀은 무균시험 등 신속검사법 승인을 획득해 품질검사 기간을 7일로 대폭 단축했다.

이에 따라 전체 공급 기간은 16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신속검사법은 촌각을 다투는 말기 혈액암 환자들에게 큰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큐로셀은 CAR-T 치료제 전용 판매 공급망 관리 시스템 '큐로링크'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 병원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큐로링크는 환자의 혈액이 공장으로 이동해 치료제로 만들어진 후 다시 환자에게 돌아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추적하고 관리한다. 치료제가 섞이거나 지연되지 않고 안전하고 빠르게 공급되도록 하는 핵심 IT 인프라다.

큐로셀 임직원이 차세대 CAR-T 치료제 '안발셀'을 생산하고 있다.(큐로셀 제공)/뉴스1
백혈병 적응증 확대…글로벌 진출 '기술이전' 추진

큐로셀은 안발셀 DLBCL 적응증 상업화를 넘어 추가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이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처방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또 자가면역질환인 전신 홍반성 루푸스 신염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기술도입 하는 측이 즉시 운영이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완료해 기술을 이전하는 '턴키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튀르키예의 '비루니'와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생산시설 구축과 제조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큐로셀은 고형암 치료를 위한 차세대 기술인 '하이퍼카인'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는 CAR-T 세포 내에서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암세포 살상력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전립선암과 위암 등을 타깃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수억 원대 초고가 수입 CAR-T 치료제는 제조소로 혈액을 보내고 받는 과정에서 한 달 이상이 소요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말기 혈액암 환자들이 투약을 기다리다 숨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안발셀이 제도를 통해 신속히 급여권에 진입하고 16일이라는 획기적인 단축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현한다면 환자들의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실질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