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기 맞은 K-바이오…"2026년은 산업 구조 재정비의 해"

한국바이오협회 포럼서 산업·학계 머리 맞대
"예측성 높아지고 글로벌 진입 본격화…투자 방향 재정립 필요"

4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AI로 진화하는 바이오산업: 제조에서 생태계까지' 포럼에서 이승규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AI 기반 바이오경제의 흐름을 짚기 위해 4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AI로 진화하는 바이오산업: 제조에서 생태계까지' 포럼에서는 산업계, 학계, 정부가 모두 2026년을 '전환'과 '확장'의 해로 정의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는 기대가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이라며 "AI와 데이터 기반 예측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글로벌 2·3상에 진입한 기업과 파이프라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가능성이 열리고 있지만, 어떤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할지 산업 전체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한 해 바이오 기업인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며 포럼의 취지를 "올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하는 자리"로 설명했다.

4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AI로 진화하는 바이오산업: 제조에서 생태계까지' 포럼에서 박상훈 삼정 KPMG 파트너가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4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AI로 진화하는 바이오산업: 제조에서 생태계까지' 포럼에서윤희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위원회 팀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산업 구조 전환의 초입…AI는 경쟁 방식 자체를 바꾸는 기술"

삼정KPMG 박상훈 파트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가 산업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신약 개발의 경쟁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며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설계까지 AI 기반 최적화가 이미 글로벌 표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AI는 비용 절감을 위한 도구를 넘어 경쟁의 룰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한국 바이오기업들도 AI 기반 연구 플랫폼과 글로벌 협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데이터·인재·제조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야 2026년 이후 성장 속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봉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바이오파운드리와 실험 자동화 기반의 국가 경쟁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성 박사는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실험 과정의 표준화가 필수"라며 연구·개발·제조가 단절되지 않고 디지털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표준화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글로벌 파트너십에서도 주도권을 잃는다"고 지적하며 데이터 신뢰성과 재현성 확보를 위한 국가적 지원을 주문했다.

윤희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팀장은 정부가 바이오 R&D 투자전략을 전반적으로 AI 중심으로 재편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6년은 평가·투자·지원 방식이 전환되는 해"라며 AI·데이터 기반 연구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규제·정책 개편을 병행해 '지속 가능한 바이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역할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연구개발 환경의 질적 개선을 강조했다.

4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AI로 진화하는 바이오산업: 제조에서 생태계까지' 포럼에서 구옥재 한화솔루션 상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AI의 확산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2026년이 변화 가속의 원년"

최환호 퀀텀인텔리전스 대표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이 이미 글로벌에서 검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AI 도입은 후보물질 발굴의 정확도를 높이고 독성 예측 속도도 비약적으로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AI 생태계와의 연계, 데이터 확보, 글로벌 알고리즘 협업 등을 통해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옥재 한화솔루션션 상무는 식품·그린바이오 산업에서 AI가 만들어낼 중장기 변화에 주목했다. 이어 "기후 위기와 공급망 불안 속에서 식량안보 경쟁은 기술 경쟁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정밀발효, 세포농업, 스마트팜 등을 제시했다. 그는 AI 기반 품질 제어와 생산 효율화가 향후 10년 동안 식품 산업의 핵심 요소가 될 거라고 덧붙였다.

이동엽 성균관대 교수는 바이오 제조 분야에서 AI 기반 공정 모델링과 디지털트윈이 생산 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안정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반 제조 기술은 단순한 효율화가 아니라 전체 공정을 재정의하는 단계"라며, 이를 위해 규제과학 역량과 데이터·설비·인력의 통합이 필수라고 말했다. 또 "AI 시대의 바이오 제조는 탤런트, 데이터, 인프라가 함께 움직일 때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