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ADC·다중항체 전임상서 효능 확인…신약개발사 도약

"연구 결과 연이어 공개…차세대 항체 신약개발 순항"
4중 타깃 비만치료제 'CT-G32', 내년 전임상 착수 예정

셀트리온 연구원이 세포를 관찰하고 있다.(셀트리온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셀트리온(068270)이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차세대 항암 신약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올해 임상 단계에 진입할 파이프라인 4종을 시작으로 총 10종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에는 임상 단계 과제를 10종 이상으로 확대해 총 20종 규모의 신약 파이프라인의 제품 개발을 개시해 글로벌 신약개발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항체명가, 첫 신약 엔진 'ADC'…전임상서 성과 확인

2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 260억원, 영업이익 301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에 기반을 두고 막대한 자금 투자가 필요한 신약개발에 나섰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주요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는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다.

ADC는 '항체'와 강력한 세포독성 항암물질인 '페이로드'를 '링커'로 결합해 유도 미사일처럼 특정 암세포만 공격하는 항암제다.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은 줄이고 강력한 효과를 보여 차세대 항암신약으로 평가된다.

항체와 페이로드(약물)가 링커로 연결된 항체약물접합체(ADC) 구조.(셀트리온 제공)/뉴스1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 'CT-P70'과 'CT-P71'을 비롯한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ADC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행사 '월드 ADC 2025'에서 CT-P70과 CT-P71의 전임상 결과를 선보였다.

CT-P70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유의미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 수치를 도출했다. 또 대장암·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항암 효능을 유지했다. CT-P71은 요로상피암·유방암·전립선암 모델에서 승인된 ADC 치료제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의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

두 후보물질은 임상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셀트리온은 2종의 ADC 파이프라인을 '계열내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구현한다는 전략 아래 후속 임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대장암 등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ADC 신약 후보물질 'CT-P73' 역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했다. 추가 ADC 후보물질은 연구개발(R&D) 단계다. 향후 ADC 포트폴리오 확장과 함께 다양한 암종을 타깃 하는 전략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미국암연구학회(AACR), 월드 ADC 아시아 서밋 등 글로벌 주요 학술대회에서 개발 중인 ADC 후보물질의 긍정적인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기술력과 개발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ADC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고형암 영역에서 차세대 항체신약 개발 가능성을 입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중항체 신약 'CT-P72' 차세대 신약개발 핵심 축 중 하나

셀트리온은 항체 기반 신약개발의 또 다른 축으로 다중항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중항체는 단일 항체가 하나의 표적만 겨냥하는 것과 달리 두 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인식하거나 암세포에 T세포를 끌어와 공격하도록 유도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에이비프로와 손잡고 다중항체 면역항암제 'CT-P72'(에이비프로명 ABP-102)를 공동개발 중이다.

지난 11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에서는 다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CT-P72'의 전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결과, CT-P72는 HER2가 고발현된 암세포와 저발현된 암세포를 동시에 이식한 마우스 모델에서 뚜렷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영장류 독성시험에서도 고용량 투여 시 특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을 입증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전임상 연구에서 독창성과 면역치료 분야에 대한 학문적 기여도를 인정받았다. 해당 연구 초록은 학회에 제출된 1300여 건의 초록 중 '탑 150'에 선정됐다.

이 같은 성과에 기반을 두고 셀트리온은 기존 HER2 타깃 치료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군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CT-P72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CT-G32' 공개

셀트리온은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한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 공개한 파이프라인 'CT-G32'는 네 가지 타깃을 동시에 조절하는 4중 타깃 기반 비만 신약 후보물질이다.

개인 간 치료 효과 편차를 줄이고 근손실 등 기존 약물이 가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지방분해 촉진 효율을 높이고 체중 감소율을 약 25% 수준까지 개선하는 차별화된 치료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셀트리온은 우수한 효능을 나타내는 복수의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이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도물질을 중심으로 질환모델 동물 효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6년에는 물성·안정성 검증과 유전·세포독성 등을 순차적으로 마친 뒤 전임상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차세대 혁신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사로의 도약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항암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업화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