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템바이오텍, 줄기세포·오가노이드 기술로 '역노화' 시장 정조준[GBF2025]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젊은 쥐와 늙은 쥐의 혈관을 연결했을 때 늙은 쥐의 장기가 다시 젊어지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노화는 더 이상 불가역적인 현상이 아닌, 조절 가능한 '가역적 현상'입니다."

이승희 강스템바이오텍 연구소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포럼2025'(GBF2025)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줄기세포와 오가노이드 기술을 통한 역노화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이승희 소장은 "나이가 들면서 소실된 줄기세포의 수와 기능을 다시 채워 넣는 '줄기세포 보충'이 수명 연장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주력 파이프라인인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OSCA) 개발을 통해 통증 완화를 넘어서는 근본적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스카는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와 무세포성 연골 기질(CAM)을 융복합한 치료제다.

이승희 소장은 염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골관절염을 유발한 염소는 뒷다리를 땅에 끄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스카를 투여한 염소는 정상 개체와 유사할 정도로 걸음걸이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조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염소는 오스카 투여 1년 후 연골 표면뿐만 아니라 반월상 연골까지 재생됐다.

이 소장은 "골관절염은 진행성 질환이라 현 상태만 유지돼도 의미가 있다. 1상에서 오스카 투여군은 MRI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70%에서 점수가 오히려 향상됐다"며 "이는 단순 증상 완화가 아닌 근본적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강스템바이오텍의 미래성장동력인 '피부 오가노이드' 기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피부 오가노이드 연구는 표피가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형태라 실제 피부와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소장은 "강스템바이오텍은 서울대와 협업해 실제 피부처럼 표피가 바깥에 위치하는 평평한 형태의 성숙한 오가노이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해당 오가노이드는 표피, 진피뿐만 아니라 모낭, 피지샘, 신경절, 혈관까지 갖춰 인체 피부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동물실험을 대체할 약물 스크리닝뿐만 아니라 탈모 치료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이 소장은 "오가노이드 배양 과정에서 모낭만을 따로 분리해 대량 증식시키는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이를 활용하면 현재의 모발 이식 시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기술력을 뒷받침할 생산 인프라 구축을 마쳤다. 800평 규모 줄기세포 전문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센터는 자체 개발 배지를 활용한 대량 생산 플랫폼 '셀라프'(SELAF) 기술과 전 공정 동결 저장 기술을 적용해 생산효율이 확보됐다.

이 시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세포처리시설 허가에 이어 일본 규제당국의 인증까지 받았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자체 파이프라인 생산에 더해 다수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수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 소장은 "1명의 공여자로부터 300만 도즈(1도즈=1회 투여량)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 기술을 최적화했다"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후생성으로부터도 제조 시설 허가를 받아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 진출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으로 중대 희귀난치 질환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임상 연구가 있을 시 첨단재생의료 치료 사업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생겼다"면서 "강스템바이오텍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고위험 임상연구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