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까지 잡는 비만약?…노보 '세마글루티드' EVOKE 3상 결과 공개 촉각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임상 진행
연내 3상 주요 결과 발표 전망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진 '세마글루티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성을 확인할 임상 3상 핵심 결과 발표가 연내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쏠린다. 이번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될 경우 GLP-1 기반 치료제는 대사질환을 넘어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적 후보가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는 조기 증상성 알츠하이머병 환자 약 3700명을 대상으로 다국가에서 'EVOKE'·'EVOKE 플러스' 임상을 진행 중이다. 두 시험은 세마글루티드가 위약 대비 기억력 및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고, 뇌 염증과 대사 지표를 개선하며, 혈당 조절과 무관하게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보이는지 평가하는 임상이다.
임상 시험 대상자는 경도 인지장애(MCI) 또는 경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환자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또는 뇌척수액(CSF) 검사 등을 통해 아밀로이드 병리가 확인된 경우가 포함된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세마글루티드 또는 위약군에 배정되며, 점진적 용량 증량 방식으로 투약이 진행된다.
임상 투약 기간은 약 104주(2년)로 주요 단계 종료 시점은 2025년 9월 전후로 알려져 있으나, 연내 중간 결과 또는 상위 데이터 공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노보의 한 고위 임원도 외신 인터뷰에서 "주요 결과는 2025년 말 발표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세마글루티드가 알츠하이머 영역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연구에서 인지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신호가 관찰됐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치매 고위험군으로, 이는 GLP-1 약물이 혈당 조절 외 뇌신경 보호 기전을 지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GLP-1 계열 약물은 뇌에서 △신경염증 조절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 △아밀로이드 및 타우 병리 억제 가능성 등이 보고돼 왔다. 일부 역학 연구에서는 GLP-1 치료제 사용이 치매 발병 위험 감소와 관련된 결과도 제시돼 적응증 확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알츠하이머병은 병리가 복잡한 질환인 만큼 장기 투약에 따른 비용과 부작용 관리, 기존 항아밀로이드 치료제와의 병용 전략, 실제 인지 개선 효과의 임상적 유의성 등은 여전히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편 국제 알츠하이머 학회(ADI)에 따르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약 5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7%대 성장이 예상되며, 2034년 약 920억 달러(약 135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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