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잡아라' MASH 치료제에 화이자 참전…더 바빠질 K-바이오
빅파마, 대사성 질환 치료제 위한 M&A 진행
미국 간학회서 관련 연구 데이터 발표 활발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최근 비만치료제가 유행처럼 다이어트에 쓰이는 가운데, 비만과 병태생리학적으로 밀접한 연관을 지닌 대사기능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에 대한 주목도도 높다.
특히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멧세라를 거액에 인수하면서 경쟁이 뜨거워졌다. 국내사들도 흐름에 맞춰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알코올성지방간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대사이상으로 간 내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켜 환자 중 20% 정도가 간경화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간암으로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MASH 치료제는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뿐이라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다. 이 때문에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화이자는 최근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에 멧세라를 품었다. 멧세라는 GLP-1 주사제인 'MET-097i'와 췌장 호르몬 아밀린을 모방한 차세대 치료제 'MET-233i'를 개발 중이다.
과거 비만 치료제 개발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화이자는 멧세라 인수로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다른 빅파마들도 비슷한 행보다. 로슈는 지난 9월 MASH 치료제 후보 '페고자페르민'을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텍 89바이오를 최대 35억 달러(약 4조 8800억 원) 규모에 인수했다.
심혈관·신장·대사질환 영역을 강화하고, 향후 비만·당뇨 치료제와의 병용 전략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보 노디스크도 MASH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품었다. 이에 앞서서는 영국 제약사 GSK가 미국 제약사 보스턴 파마슈티컬스로부터 간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인수하기도 했다.
MASH 치료제 시장은 2030년까지 300억 달러(약 43조 656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자 국내 제약사들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자체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임상 2b상을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이고,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 이전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같은 임상 단계다.
동아에스티(170900)는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DA-1241'을 개발 중이다. 임상 2a상을 완료했다. 디앤디파마텍(347850)의 MASH 신약 후보물질 'DD01'도 미국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디앤디파마텍은 과거 맷세라에 경구용 비만치료제 'DD02S' 등 6개의 신약 물질을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동아에스티와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간학회(AASLD)에서 MASH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추가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MASH 치료제는 시장이 큰 만큼 경쟁도 강한 시장"이라며 "상용화가 빨라질수록 기업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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