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신약 CDMO 프로젝트 43건 확보…수주잔고 3500억 목전

3Q 올리고 매출 686억 기록…전년 동기 대비 93% 폭증
차세대 치료접근법 '올리고 신약' 만성질환 적응증 확장

에스티팜 연구원들이 바이오리액터를 점검하고 있다.(에스티팜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에스티팜(237690)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신약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고마진 올리고 CDMO 사업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추가로 프로젝트를 수주할 시 올리고 등 신약 CDMO 수주잔고는 35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신약 CDMO 프로젝트 확대…올리고 추가 9건

5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이 수행 중인 신약 CDMO 프로젝트는 총 43건이다. 지난해 말 30건에 비해 13건 증가했다. 이 중 올리고 신규 프로젝트는 9건, 저분자화합물 프로젝트는 4건이다.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수주잔고도 쌓이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에스티팜의 수주잔고는 약 3400억 원이다. 2022년 약 1600억 원, 2023년 약 2150억 원, 지난해 약 25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주잔고를 세부적으로 보면 올리고 프로젝트가 약 2780억 원, 저분자화합물 프로젝트가 약 530억 원을 차지했다. 이는 올리고 CDMO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마진 올리고 CDMO 사업은 에스티팜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결기준 에스티팜 3분기 실적은 매출 819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2.7%, 영업이익 141.6% 급증했다.

3분기 올리고 부문 매출은 6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356억 원 대비 92.9% 폭증했다.

에스티팜 주요 사업 실적(단위 10억 원).(에스티팜 제공)/뉴스1
상업화·임상 '쌍끌이'…올리고 신약, 만성질환 시장 공략

에스티팜 올리고 CDMO 사업은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출의 49.6%인 341억 원이 이미 상업화된 신약 CDMO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 상업화 신약 CDMO는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전망이다.

임상 단계 올리고 신약 후보물질 CDMO 프로젝트 매출은 3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59억 원 대비 482.0% 폭증했다. 현재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이 순조롭게 상업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리고 CDMO는 상대적으로 고마진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에스티팜을 비롯해 애질런트, 니토 덴코 아베시아 등 전 세계 기업 3~4곳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올리고 API를 활용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생산할 CDMO가 한정돼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상황이다.

올리고 신약은 차세대 모달리티 중 하나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 의약품은 이미 만들어진 질병 원인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올리고 신약은 질병 유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인 메신저리보핵산(mRNA)에 직접 작용해 질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약물이다. 대표적으로 이상지지혈증 치료제 '렉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가 유명하다.

렉비오는 리보핵산(RNA) 간섭 기술을 활용해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PCSK9 단백질 생성을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약물이다. 날마다 복용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1년에 단 2회 주사 투여만으로 효과가 지속된다는 강점이 있다.

만성질환 적응증 확대 트렌드, 매출에 반영…영업이익률 급증

올리고 신약은 앞서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됐다. 희귀질환 분야에서 강점이 확인된 뒤 렉비오와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에스티팜의 매출 포트폴리오 역시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 3분기 올리고 매출은 △희귀심혈관질환 치료제 256억 원 △만성B형간염 치료제 222억 원 △고지혈증 치료제 79억 원 △동맥경화증 치료제 72억 원 등 만성질환 분야에서 고르게 발생했다.

올리고 CDMO 사업 확대는 에스티팜 수익성을 개선했다. 에스티팜 3분기 영업이익률은 18.0%다. 전년 동기 9.9% 대비 8.1%포인트(p) 증가했다. 에스티팜은 고마진 올리고 사업 매출이 증가하며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팜은 4분기에도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 프로젝트의 신약 허가 승인이 4분기에 예정됐다. 허가 시 추가로 상업화 신약 CDMO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에스티팜은 글로벌 올리고 CDMO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올리고 신약 시장이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증된 생산 경쟁력과 공격적인 프로젝트 확보가 맞물리면서 에스티팜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