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줄여도 효과…로슈 '가싸이바', 소아신증후군 임상 성공
특발성 신증후군, 재발 잦은 희귀 신장 질환…주로 어린이에게 발병
가싸이바, 루푸스 신염 FDA 승인…면역매개 신질환 패러다임 바꾸나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항암제 '가싸이바'(오비누투주맙)가 소아 및 청년 환자의 특발성 신증후군(INS) 치료에서 기존 치료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려 온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특발성 신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희귀 신장질환으로, 주로 어린이에게 발병한다. 단백뇨가 심해 소변으로 단백질이 과도하게 빠져나가고, 이에 따라 혈중 단백질이 떨어지면서 전신 부종과 체중 증가가 나타난다.
특발성 신증후군은 재발이 잦은 데다 감염이나 혈전 위험도 높아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재까지 표준 치료는 스테로이드였으나, 70% 이상에서 재발이 나타나고 장기 복용 시 성장 지연, 골다공증, 당뇨, 비만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된 INShore 3상 임상시험에는 2세 이상 25세 이하 소아·청년 환자 85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무작위로 배정돼 가싸이바군과 기존 면역억제제인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MMF)군으로 나뉘어 치료받았다. 가싸이바는 0주, 2주, 24주, 26주 차에 정맥 주입됐으며, 대조군은 매일 MMF를 복용했다.
연구 결과 52주 시점에서 '지속적 완전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 가싸이바군에서 더 높았다. 또 가싸이바는 재발 횟수를 줄이고 누적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크게 줄였으며 무재발 생존율과 전반적인 질병 조절 효과도 개선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소아 희귀 신질환 치료 영역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성인 환자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INShore는 소아·청년을 직접 대상으로 한 3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로슈는 이번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제출할 계획이다. 승인 시 가싸이바는 INS 최초의 표적치료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편 로슈는 최근 루푸스 신염(LN)을 대상으로 한 REGENCY 3상 임상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 FDA로부터 성인 환자 치료에 대한 승인을 확보했다. 루푸스 신염 환자 중 가싸이바와 표준요법을 병용한 환자의 46.4%가 완전한 신장 반응에 도달해 표준요법만 투여받은 환자의 33.1% 대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루푸스 신염은 전신홍반루푸스(SLE)의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전 세계적으로 170만 명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싸이바가 루푸스 신염과 INS 모두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면역매개 신질환 전반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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