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꽂힌 김정균 보령 대표 "아들과 TV 보다…인류 위해 선도"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 개소 기념 심포지엄 참석
"신대륙 발굴 같이 우주 진출도 필연적 과제"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첫째 아들과 TV 보다가 우주를 보면서 든 생각이 사업으로 확장됐습니다. 돈을 벌어서 아직 정복하지 못한 우주에 진출해 다음 세대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게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 제약사라는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우주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보령(003850)의 김정균 대표가 우주 사업과 관련해 설명하며 내놓은 말이다.
김 대표는 우주의학(CIS) 사업은 '달에서 속이 쓰릴 때 겔포스를 먹으면 속 쓰림이 나아질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이라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경제는 급성장하고 있다. 2021년에서 2045년까지 6.1배 성장(연평균 7.8%)할 것이라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전망도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선진국은 우주환경에서의 인체 영향 규명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면 한국은 우주의학 진흥의 뚜렷한 목표 없이 파편화된 추진으로 기술 축적 경로가 부족한 실정이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령이 소매를 걷어 올렸다. 국내 제약사로는 이례적인 행보다. 보령의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는 2022년 대표이사 취임 후 우주산업에 출사표를 냈다.
우주산업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지만,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다. 지난해 연매출 1조 원 클럽에 가입한 보령은 우주의학 사업을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인간이라는 습성은 계속 좋은 것을 찾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우주산업 투자를 두고 '말도 안 되는 투자'라고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우주 정복을 시도한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이 길을 주도할 것인지, 남에게 내어줄 것인지라는 고민에서 우주산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석 연휴 직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우주 콘퍼런스에 참석했는데, 그 쪽에선 우주를 위한 로켓을 만들고 정거장을 짓는 게 당연하더라"며 "특히 사람들이 우주에서 건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세션도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확인했다. 이 문제를 다루는 회사는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령은 2023년 4월 미국 우주기업 엑시엄 스페이스와 공동 우주 사업을 추진할 조인트 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파트너십을 맺었다.
보령과 액시엄 스페이스가 각각 51:49의 비율로 공동 출자하는 JV는 한국에 설립되고, 기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액시엄 스테이션(Axiom Station)을 기반으로 액시엄 스페이스의 기술 및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 영역을 국내에서 공동으로 추진한다.
보령의 주주 일각에선 우주 관련 사업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1400년대 포르투갈이 신대륙을 개척했듯이 우주에 가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당연해지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다음 세대를 향해 '우리도 우주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주적 관점을 심어주려는 것"이라며 "이 일이 성공하면 우주에서 파생된 수많은 일들이 탄생할 것이다. 인류의 터전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분야에 돈을 쏟는 나라가 많지 않다. 미국도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나사 관련 예산이 축소돼 우리를 향해 공동 연구를 하자는 미국 측의 제안도 있었다"며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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