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꽂힌 김정균 보령 대표 "아들과 TV 보다…인류 위해 선도"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 개소 기념 심포지엄 참석
"신대륙 발굴 같이 우주 진출도 필연적 과제"

김정균 보령 대표가 16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에서 열린 '가톨릭우주의학연구센터 개소 기념 심포지엄'에서 우주 사업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0.16/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첫째 아들과 TV 보다가 우주를 보면서 든 생각이 사업으로 확장됐습니다. 돈을 벌어서 아직 정복하지 못한 우주에 진출해 다음 세대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게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 제약사라는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우주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보령(003850)의 김정균 대표가 우주 사업과 관련해 설명하며 내놓은 말이다.

김 대표는 우주의학(CIS) 사업은 '달에서 속이 쓰릴 때 겔포스를 먹으면 속 쓰림이 나아질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이라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우주경제 급성장 중…과감하게 도전장 내민 보령

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경제는 급성장하고 있다. 2021년에서 2045년까지 6.1배 성장(연평균 7.8%)할 것이라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전망도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선진국은 우주환경에서의 인체 영향 규명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면 한국은 우주의학 진흥의 뚜렷한 목표 없이 파편화된 추진으로 기술 축적 경로가 부족한 실정이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령이 소매를 걷어 올렸다. 국내 제약사로는 이례적인 행보다. 보령의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는 2022년 대표이사 취임 후 우주산업에 출사표를 냈다.

우주산업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지만,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다. 지난해 연매출 1조 원 클럽에 가입한 보령은 우주의학 사업을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인간이라는 습성은 계속 좋은 것을 찾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우주산업 투자를 두고 '말도 안 되는 투자'라고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우주 정복을 시도한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이 길을 주도할 것인지, 남에게 내어줄 것인지라는 고민에서 우주산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석 연휴 직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우주 콘퍼런스에 참석했는데, 그 쪽에선 우주를 위한 로켓을 만들고 정거장을 짓는 게 당연하더라"며 "특히 사람들이 우주에서 건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세션도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확인했다. 이 문제를 다루는 회사는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액시엄 스페이스와 파트너십…"보령이 우주산업 선도"

보령은 2023년 4월 미국 우주기업 엑시엄 스페이스와 공동 우주 사업을 추진할 조인트 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파트너십을 맺었다.

보령과 액시엄 스페이스가 각각 51:49의 비율로 공동 출자하는 JV는 한국에 설립되고, 기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액시엄 스테이션(Axiom Station)을 기반으로 액시엄 스페이스의 기술 및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 영역을 국내에서 공동으로 추진한다.

김정균 보령 대표. 2025.10.16/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보령의 주주 일각에선 우주 관련 사업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1400년대 포르투갈이 신대륙을 개척했듯이 우주에 가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당연해지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다음 세대를 향해 '우리도 우주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주적 관점을 심어주려는 것"이라며 "이 일이 성공하면 우주에서 파생된 수많은 일들이 탄생할 것이다. 인류의 터전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분야에 돈을 쏟는 나라가 많지 않다. 미국도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나사 관련 예산이 축소돼 우리를 향해 공동 연구를 하자는 미국 측의 제안도 있었다"며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