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제임스 "美 온쇼어링 필수…'듀얼 사이트'로 CDMO 공략"[바이오재팬]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바이오재팬서 미래 전략 발표
"지정학적 변화, 혁신 파트너에 기회…품질 최우선"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0월 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재팬 2025' 참가 췾 ㅣ등을 설명하고 있다.(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뉴스1

(요코하마=뉴스1) 황진중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정학적 요인, 자금 조달 환경, 첨단 기술의 부상이라는 세 가지 요인에 의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생물보안법은 '온쇼어링'을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박 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9일 '바이오재팬 2025'가 개최 중인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행사장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과 우리나라를 잇는 '듀얼 사이트'라는 무기와 검증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과 수요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로 세 번째 바이오재팬에 참여하고 있다. 박 제임스 대표는 '제약 산업의 미래 재정의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위한 위탁개발생산(CDMO) 전략' 등을 주제로 세미나 발표를 진행했다.

'생물보안법' 바이오 공급망 재편 촉발

박 제임스 대표는 CDMO 기업들이 마주한 가장 큰 환경 변화로 지정학적 요인을 꼽았다. 그 중심에는 최근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생물보안 관련 규제 강화가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지정한 적대국가와 연계된 바이오 기업에 대해 연방 자금 지원과 계약 체결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5월 발표된 행정명령 14293호로 필수 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이 더 가속화됐다고 본다.

박 대표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CDMO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는 이에 맞춰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내 생산시설 확장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제조 거점 존재는 CDMO 파트너십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시러큐스·인천 송도 '듀얼사이트', 지정학적 리스크 해법"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법으로 '듀얼 사이트'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현재 건설 중인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통해 안정적이고 유연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는 4만(L)리터의 항체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7년부터 상업 생산이 가능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은 12만L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두 개 대륙에 걸쳐 생산 거점을 확보해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난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두 개의 대륙, 하나의 표준, 무타협'(Zero Compromise)을 모토로 삼고 있다.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왼쪽부터), 박제임스 대표이사와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뉴스1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62건 이상의 승인을 획득하는 것으로 검증된 시러큐스 캠퍼스의 품질 시스템을 송도 캠퍼스에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평균 15년 이상의 바이오 경력을 가진 핵심 인력들의 노하우는 두 지역에 그대로 이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세포 배양부터 항체 생산, 결합, 정제,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시러큐스 단일 캠퍼스에서 제공해 생산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 맞춤형 ADC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재팬'서 400여명 부스 방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은 바이오재팬 현장에서 관심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보다 두 배 커진 부스에는 행사 기간 400여 명이 방문했다. 계획된 파트너링 미팅 외에도 현장에서 수십 건의 미팅이 추가로 진행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세 차례의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이번 바이오재팬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추가 수주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행사에는 신유열 글로벌전략실장(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직접 미팅에 참석했다.

박 대표는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사명을 바탕으로 전 세계 환자들에게 고품질 치료제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혁신과 품질 향상을 지속해 글로벌 CDMO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