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펙수클루, 헬리코박터 제균 80% 기대…경쟁력 강화 본격화"
서욱 대웅제약 마케팅 사업부장 "검증 4단계 마케팅 전략 주효"
"R&D 사기 진작·글로벌 자신감 고취…'팀 대웅' 성공 원동력"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성공은 개발부터 임상, 마케팅, 영업까지 모든 부서가 하나의 팀으로 긴밀하게 협력한 결과입니다. 대웅제약이 가진 유기적인 팀워크와 실행력이 더해져 가능했던 성과로 앞으로 신약 개발과 글로벌 도전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서욱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사업부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본사에서 뉴스1과 만나 차세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에 대해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펙수클루는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처방액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성공 중심에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은 차별화된 제품력과 시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서욱 마케팅본부 사업부장은 대웅제약은 '2030년 펙수클루 국내 매출 3000억 원, 글로벌 1조 원'이라는 '1품 1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현재의 펙수클루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적응증 확대를 통해 치료 영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이다.
위염, 위궤양,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박멸은 위장관질환 치료에서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질환 재발을 막고 장기적인 환자 예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지점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재 임상 현장에서 제균 치료 성적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 사업부장은 "성공적인 제균 치료율은 80% 이상이 요구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PPI나 P-CAB을 사용한 표준치료 제균율이 60~7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임상적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한계는 항생제 내성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항생제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위 내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이 낮은 성공률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제균 치료의 성패는 위 내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를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면서 "펙수클루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펙수클루가 위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항생제가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펙수클루를 활용한 병용요법이 임상 연구에서 목표 제균율인 80% 이상을 기록할 시 파급력은 새로운 적응증 하나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 사업부장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율이 80% 이상으로 입증된다면 단순히 새로운 적응증 확보를 넘어, 시장에서 펙수클루의 강력한 위산억제 효과가 입증되는 것이므로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P-CAB 제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단순히 속이 쓰린 증상을 넘어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많은 환자가 밤중에 갑작스럽게 역류하는 위산으로 잠에서 깨는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야간 증상은 수면의 질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다음날 체력과 일상생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빠르고 확실하게 야간 증상을 억제하는 것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의 매우 중요한 목표로 여겨져 왔다.
펙수클루는 야간 증상 억제와 관련해 기존 치료제와의 차별점을 증명했다. 그는 "펙수클루는 임상 3상시험 하위그룹 데이터에서 치료 초기인 3일 차부터 야간증상 개선 비율이 기존 PPI 계열 약물 대비 높게 나타났다"면서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그 차이가 더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임상적 근거는 최근 평균 60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재차 확인됐다. 펙수클루가 고질적인 야간 위산 분비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임을 입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약효 우수성은 펙수클루가 가진 특성에 있다. 펙수클루는 기존 PPI 제제보다 긴 반감기를 갖고 있다. 한 번 복용으로 밤까지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할 수 있게 해준다.
펙수클루의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한 환자군을 고려한 폭넓은 '안전성'이다. 펙수클루는 환자의 생활 패턴이나 병용 약물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점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치료 옵션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 사업부장은 "실제 한 사례로 배를 타고 나가는 어부들은 약을 먹는 시간을 일관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면서 "식사와 관계없는 복용, 긴 반감기가 실제 처방에서 큰 사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혈소판제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는 환자에 있어서 약물상호작용 걱정 없이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펙수클루의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펙수클루 성장은 대웅제약만의 독자적이고 체계적인 마케팅 철학인 '검증 4단계'가 이끌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 처방에 대한 명분과 확신을 제안하는 과정이다.
서 사업부장은 "펙수클루의 성공을 이끈 대웅제약만의 '마케팅 성공 방정식'은 근거 기반의 메시지를 치밀하게 검증해 시장에 확산시키는 ‘검증 4단계 전략"이라면서 "이 전략이 초기 P-CAB 시장 진입에서 가장 주효했던 핵심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증 4단계 전략은 '왜 다른 약이 아닌 펙수클루를 처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제시한다. 신약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한 명확한 근거와 임상적 이점을 제시해 의료진에게 신뢰를 주는 전략이다. 이는 곧 시장에 펙수클루가 빠르게 안착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시의적절한 학술 마케팅 또한 성공 방정식의 핵심 축이었다. 그는 "1차 의료기관에서 궁금해할 내시경적 소견에 대해 사전 질문을 받아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만으로 구성했던 '알쏭달쏭 웹심포지엄 시리즈'를 3년째 진행 중이다"면서 "사전질문이 수백 개가 올라올 정도로 인기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펙수클루 성공은 대웅제약 내부에서 매출 성장을 넘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성공 DNA와 자신감을 심었다. 오랜 기간 신약개발이라는 불확실한 여정에 매진한 연구개발(R&D) 조직에 펙수클루는 큰 보상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서 사업부장은 "R&D에 참여한 대웅인들은 '우리가 개발한 신약이 실제 환자들에게 쓰이고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경험이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팀 대웅의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펙수클루 개발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임상·허가·글로벌 협력의 노하우가 차세대 신약개발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를 더욱 과감하게 확대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글로벌 신약개발사로 도약하는 전환점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서 사업부장은 "위식도역류질환은 재발률이 높고, 환자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펙수클루가 전 세계에서 위산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일상을 찾아주기를 기대한다"면서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R&D를 통해 다양한 환자들이 임상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사업부장 프로필
△대웅제약 로컬 소장 △대웅제약 병원 영업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소화기사업팀 PM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소화기사업팀장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소화기·호흡기·피부·비뇨기·항암·고객경험관리(CEM) 사업부장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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