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난' 바이오 스타트업 마중물되나…'150조 국민성장펀드' 기대감

100조→150조로 확대…재정 마중물, 민간 자본 유도 구조
스타트업 지원 제한됐던 과거 사례에 우려·기대 시각 교차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5.9.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정부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내놓으며 향후 20년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백신 등 10대 첨단 전략산업을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다.

세계 주요국이 산업 패권 경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가운데 한국 역시 속도를 내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펀드가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려온 바이오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100조 원 규모로 설계된 국민성장펀드를 15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5년간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 원과 민간·국민 자금 75조 원을 합쳐 조성하는 방식이다. 산업은행이 출연하고 정부 재정이 뒷순위로 위험을 떠안아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구조로 설계했다. 재정이 마중물이 되고 민간이 본격적으로 물꼬를 트는 형태다.

바이오는 지원 대상 산업에 포함됐다. 정부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 종합제약사 육성, 신약개발 기업의 스케일업, 연구·생산 인프라 확충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자금 지원 방식도 지분투자와 펀드 조성, 인프라 융자, 초저리 대출 등으로 다양하다. 계획만 놓고 보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성장 단계 전반을 아우른다.

다만 바이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개발 주기가 길고 실패 위험이 높은 산업 특성상 자금 유입이 더디고 제한적인 게 현실 때문이다. 과거에도 정책 펀드가 대규모 프로젝트나 중견·대기업에 집중되면서 초기 스타트업에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임상·규제 컨설팅, 글로벌 제약사 네트워크 연결 같은 비재무적 지원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대대적인 자금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정부 재정이 뒷순위로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때 민간 자본도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투자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대기업 중심의 정책이 나오는 것이 정부 입장에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중소형사를 위한 자금지원안도 함께 나왔는데, 기존 방식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될지 후속 발표를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 투·융자, 직접 지분투자, 정책투자를 통한 간접투자 모두 실질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업계와 함께 후속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