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서 예방으로"…릴리가 보는 비만·당뇨 시장 패러다임

제프리 프랜서 부회장, GBC서 규제 기관 협력 강조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등 합병증 치료도 모색"

미국 샌디에이고 일라이릴리 사무실에 걸린 회사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당뇨병·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릴리)가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산업 전환을 예상했다. 전 세계 고령화가 가속하는 상황에서 질병을 예방하면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추가적인 치료제와 모달리티(치료접근법)도 구상 중인 릴리는 규제 기관 협력의 필요성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5일 보건 정책 분야의 베테랑 전문가로 불리는 제프리 프랜서 릴리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5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참가해 자신들의 약으로 전 세계인의 질병 사망률을 줄인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를 줄이면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프랜서 부회장은 "(당뇨, 비만, 심혈관 질환 관련)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제2형 당뇨병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심혈관 관련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수면무호흡증이나 고혈압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치료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릴리 측은 3~5년 내 추가적인 치료제와 모달리티를 통해 증상 발현 전 환자를 선별할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규제 및 입법 옹호 활동 경험이 있는 프랜서 부회장은 규제 기관의 협력도 강조했다. 임상 후 승인에 드는 시간을 줄여야 환자의 신약 접근성이 가속한다는 취지다.

프랜서 부회장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실사는 체계적인 위험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재 싱가포르, 스위스와 GMP 실사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한 한국이 다른 나라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일성을 강조했다.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5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제프리 프랜서 일라이릴리 부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2025.9.3/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릴리는 1876년 설립 이후 무려 15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과 매독 치료제 등을 판매하며 기반을 다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Cialis), 항우울제 '심발타'(Cymbalta) 등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를 주력 제품으로 삼았다.

현재 전 세계 제약사 중 시가총액 1위(4일 기준 6983억 달러·약 973조 원)에 올랐으며 올해 2분기의 경우 매출 155억 6000만 달러(약 21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에 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릴리는 2025년 전체 매출 가이던스를 600억~620억 달러(약 83조 3000억 원~86조 원)로, 중간값 기준 15억 달러(약 2조 원) 올렸다. 주당순이익(EPS) 전망 역시 상향했다.

2000년 이후 전 세계 당뇨병 유병률은 증가 추세인데, 2045년에는 7억 83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비만 유병률 역시 급증해 2030년에는 1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5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개막식 후 주요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아랫줄에서 맨 오른쪽이 제프리 프랜서 부회장. (식약처 제공)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