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가 주목한 한국 백신·바이오산업, 시너지 효과는?

SK·LG·유바이오로직스 등 협력 확대…저비용·공급망·정부 지원 '삼박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2025.8.21/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전세계 보건·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백신 동맹'의 핵심 국가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빌 게이츠가 SK·LG·유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주요 기업, 정부와 연이어 협력 논의를 진행하면서다. 팬데믹 이후 입증된 한국의 생산 역량과 가격 경쟁력, 정부 차원의 지원이 맞물리며 국제 백신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상 강화가 예상된다. 단순한 사업 차원을 넘어 산업 고도화와 글로벌 리더십 확대라는 다층적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비용·공급망·정부 지원 '삼박자'

게이츠 재단이 한국을 주목하는 핵심 배경 중 단가 경쟁력이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된다. 저소득국 백신 공급에서 가격은 절대적 요소인데, 한국 기업들은 미국·유럽 대비 저렴한 단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한국은 기존 미국·유럽·인도에 집중된 글로벌 허브를 보완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매력적인 거점이 되는 셈이다.

정부 지원 역시 빠질 수 없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국립보건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공공-민간 협력 체계가 자리 잡혀 있으며, 이는 게이츠 재단이 선호하는 파트너십 모델과 맞아떨어진다.

예컨대 '자가 투여형 마이크로니들 백신' 같은 한국형 혁신 기술은 상온 보관·비전문가 투여할 수 있어 콜드체인 인프라가 부족한 저소득국 보급에 최적화된 해법으로 꼽힌다.

한국이 얻을 시너지는?

이번 협력은 한국에 다층적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글로벌 위상 강화를 꼽을 수 있다. 팬데믹 당시 위탁생산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한국은 게이츠 재단과의 연계로 국제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국제 보건 거버넌스에서 영향력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LG·유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과 수출 다변화가 기대된다. 원부자재·물류·AI 신약개발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도 크다.

또 게이츠 재단이 강조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단순 생산을 넘어 AI 기반 신약 개발, 임상 디지털화,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적개발원조(ODA) 연계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GDP 대비 0.3% 수준에 머문 ODA를 확대해 글로벌 보건 협력에 기여한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지고 이는 다시 K-바이오 신뢰와 수요로 연결될 수 있다.

게이츠 "한국, 혁신 제품으로 세계 아동 사망 줄일 수 있어"

실제 일정에서도 SK그룹과의 협력이 부각됐다. SK는 게이츠가 세운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번 회동에서는 백신 협력과 에너지 전환 논의가 병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면담에서는 장기 백신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게이츠는 "한국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전 세계 아동 사망을 줄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인류를 위한 백신과 친환경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게이츠를 존경한다"며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다만 도전 과제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독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면 생산력 외에도 자체 파이프라인 확충과 국제 규제 신뢰 확보가 필수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신약 개발, 빅데이터 임상시험, 디지털 헬스케어 수출 모델 병행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