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F, 신약개발 496건 지원해 생태계 조성…항암 신약 비중 51%
유효물질 발굴부터 전임상까지 초기 지원 비중 88%
"임상 전 '죽음의 계곡' 지원해 기초 R&D 단단하게 구축"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출범 이후 약 500건에 이르는 신약개발 과제를 지원하면서 우리나라 신약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지원 과제 중 절반가량은 항암제 신약후보 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약개발사에 있어 첫 번째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초기 연구개발(R&D) 단계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지원 공백 부문을 적극 찾아 신약개발 생태계에 기여할 계획이다. 다만 유효물질로 개발조차 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사례가 많아 지원 범위를 넓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더 많은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DDF가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차 사업까지 지원한 협약과제는 누적 496건을 기록했다. 올해 1차 지원 사업은 73건이다. 하반기에 2차 55건을 더 지원할 예정이다.
협약과제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치료군별로 살펴보면 항암제 분야에 대한 지원이 254건으로 전체에서 51%를 나타내면서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글로벌 신약 개발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암 분야에서 국산 혁신신약 탄생을 위한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어 면역질환 치료제 55건(11%), 신경계질환 치료제 42건(9%), 대사성질환 치료제 39건(8%), 안과질환 치료제 32건(7%) 순이다.
개발 성공 시 게임체인저로 등극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접근법(모달리티)에 대한 지원도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통적인 합성신약 협약과제가 204건(41%)으로 가장 많았지만,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을 포함한 항체 치료제 90건(18%)에 이어 세포 유전자·핵산 치료제 88건(18%), 단백질 치료제 49건(10%) 등의 비중이 46%를 차지했다.
박영민 KDDF 단장은 "차세대 혁신 기술 개발에 따른 다양한 신약 모달리티가 개발되면서 전통적 의약품 개발보다 현저히 높은 생산비용이 발생하고, 유효성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료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지원 중요성을 강조했다.
KDDF는 신약개발사가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초기 R&D를 지원해 '죽음의 계곡'을 넘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약개발 생태계를 탄탄하게 구축해 후기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초기 R&D 죽음의 계곡은 실험실에서 발견한 유망한 유효물질이 전임상이나 임상시험에 사용될 후보물질로 발전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단계를 뜻한다. 큰 비용이 필요하지만, 성공이 불확실해 투자 유치가 어려워 자금 공백 기간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연구역량과 별개로 최적화, 독성 평가 등 실질적인 '개발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해 물질개발이 좌초될 수 있는 시기다.
KDDF 협약과제를 단계별로 구분하면 신약개발의 가장 첫 단계인 유효물질 발굴 단계에 대한 지원은 94건(19%)을 나타냈다. 다음 단계인 선도물질 발굴 단계 지원이 127건(26%)으로 가장 많았다.
후보물질 발굴 단계 협약과제는 116건(23%)이다.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 독성실험 등을 진행하는 전임상 협약과제는 100건(20%) 지원했다. 임상 1상과 2상은 각각 41건(8%), 18건(4%)으로 비중은 작았지만, 지원 비용을 고려할 시 상대적으로 준수한 규모를 나타냈다.
KDDF는 자금 지원에 더해 실질적으로 기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최적의 비임상·임상 개발 전략을 제공하는 맞춤형 컨설팅(ACT) △신약개발 난관 극복과 R&D 계획 수립을 위한 컨설팅(CIDD)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 준비를 돕는 글로벌 규제(RA) 지원사업 등을 통해 기업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지원한다.
KDDF는 신약개발 생태계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혁신 아이디어 과제 수'가 늘어나는 것을 목표한다.
혁신 아이디어는 유효물질 도출 전 연구 단계를 뜻한다. 아직 해당 부문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없어 유효물질로 개발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아이디어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KDDF는 이 공백을 지원해 우수한 유효물질의 양적 증가를 통해 지속해서 혁신신약 개발 가능성이 있는 '씨앗'(Seed)을 공급하는 것을 강조한다.
KDDF가 지원 중인 개발단계와 유사한 수준으로 10년간 혁신 아이디어 과제 지원을 위해서는 2000억 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 단장은 "씨앗 공급은 궁극적으로 혁신신약 개발의 토대가 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보다 다양한 개발 옵션과 방향성을 제시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이고 유효한 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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