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면 의료 AI IPO 지형 달라져"…뉴로핏 기술특례 상장에 쏠린 눈

알츠하이머 진단·치료 기술 내재화 장점
초반 유통주식 36% 달해 주가 하락압력 우려도

뉴로핏이 개발한 AI 기반 뇌 질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활용 모습.(뉴로핏 제공)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이달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둔 뉴로핏이 기술특례상장을 노리는 수많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의 '기준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AI 관련 기술은 대세로 여겨지지만, 아직 '수익'보다 '기술' 중심의 시장인 만큼 기대감과 우려스러운 시각이 공존한다. 현재 뉴로핏을 향한 시장의 시각은 단순히 기술특례라는 우산 아래 상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알테오젠(19617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등처럼 상장 이후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맞춰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로핏은 이달 25일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평가만으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지만, 상장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힌다. 단순한 기술력보다는 시장성, 제품의 실효성,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십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뉴로핏은 뇌 MRI와 PET 기반 데이터를 AI로 정량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치료용 뇌 자극 장비까지 라인업을 갖췄다. 뉴로핏은 현재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 1400~1만 4000원, 시가총액은 1308억 1607억 원이다. 일반청약은 15~16일 진행되며, 주당 평가가치는 1만 8608원으로 제시됐다. 이는 핵심 신제품인 '알츠하이머 영상 진단'(AQUA AD)과 '뉴로모듈레이션'(뇌 전기자극 장비)의 본격 매출이 2027~2028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고 산정한 가치로 알려졌다.

또 뉴로핏은 일라이 릴리, 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연구를 수행해 왔다. 일본에서는 일부 제품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았고, 중국에서는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출시 이후 MRI·PET 영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분석 자동화 솔루션의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 의료 AI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제도 정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규제 장벽이 낮아지고 수가 신설 논의가 진행되면서 의료 AI 솔루션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뉴로핏이 이번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향후 의료 AI 기업의 상장 로드맵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뉴로핏 매출의 대부분이 미래에 걸쳐 있다는 점에 대해선 아직 불명확하다는 시선이 있다. 그동안 기술특례상장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업들이 무수히 많았기 때문에 불거진 신중론이다.

아울러 뉴로핏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의 35.9%에 달하고, 3개월 후엔 74%까지 확대되는 점이 단기 주가 흐름에 부담 요소로 꼽힌다. 유통할 수 있는 주식이 많다는 것은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상장 초기 차익실현을 노린 이들이 대거 매도할 경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증권가에서는 유통 가능 물량이 20% 이하면 안정적이라고 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뉴로핏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MRI 및 PET 분석 기술을 고도화했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입에 따른 영상 진단 수요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2027년 이후 신제품 실적 본격화가 이뤄질 경우 중장기적 성장성과 시장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