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희귀피부암 면역항암제 '레티판리맙' 도입 속도…신속심사 지정

美서 메르켈세포암 치료 등에 활용…적응증 확대
인구 100만 명당 3명꼴로 발생…희귀의약품 등재

희귀피부암·항문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레타판리맙'(미국명 자이니즈)./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독이 미국 인사이트(Incyte)로부터 도입해 국내에서 허가와 출시 등을 담당하는 희귀피부암 치료용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레티판리맙'(미국명 자이니즈) 승인에 속도를 낸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신속심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레티판리맙, 식약처 신속심사 'GIFT' 품목 지정

1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PD-1 타깃 면역항암제 레티판리맙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품목으로 지정했다.

GIFT는 식약처가 지난 2022년 9월부터 의약품 신속 심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식의약 규제개혁 100대 과제’의 일환으로 지원체계를 신설해 운영 중인 제도다.

GIFT 대상 품목은 일반심사 기간인 근무일 기준 120일 대비 25% 단축된 90일 내 검토 완료를 목표로 심사를 받는다. 안전에 직접 관련이 없는 일부 자료는 시판 후 제출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활용된다. 또 준비된 자료부터 먼저 심사받는 수시 동반심사(롤링 리뷰)가 적용된다.

한독이 허가를 신청한 효능·효과는 '전이성 또는 재발성 국소 진행성 메르켈 세포암 성인 환자의 치료'다. 메르켈 세포암은 피부에서 발생하는 희귀암 중 하나다. 피부 진피와 표피 경계에 있는 메르켈 세포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전이와 재발 위험이 높은 암종이다. 100만 명당 3명꼴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티판리맙은 PD-1 타깃 면역항암제다. 면역세포 등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암세포와 같은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이를 공격한다. 이때 암세포는 PD-L1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해 정상세포인 척 면역세포를 속이면서 성장한다.

레티판리맙은 PD-1을 발현하는 세포를 타깃 한다. PD-1과 PD-L1 경로를 차단해 면역 T세포 활성을 강화하고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증진하는 기전이다.

앞서 인사이트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았다. 당시 허가는 메르켈 세포암 대상 임상 2상시험(임상명 PDO1UM-201)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레티판리맙은 임상 연구에서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객관적 반응률(ORR) 52%를 보였다. 그중 18%는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CR)를 나타냈다.

국내서 희귀의약품 등록…미국서 적응증 확대 성공

식약처는 메르켈 세포암을 적응증으로 레티판리맙을 신속심사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고, 또 개발 중 희귀의약품 품목에 올렸다.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등재는 국내에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인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에 사용되거나 기존 치료제 대비 현저히 유효성과 안전성이 개선된 의약품을 중심으로 등재된다. 희귀의약품 목록에 이름을 올리면 개발 단계에서 세금 감면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레티판리맙은 지난달 미국에서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면역항암제는 기전상 임상연구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될 시 치료 적용 암종을 확장할 수 있다.

적응증 확대를 통해 레티판리맙은 메르켈 세포암 뿐만 아니라 항암화학요법과 병행하는 요법으로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 편평세포암'(SCAC) 성인 환자 1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적응증 확대는 POD1UM-303 임상 3상시험 결과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레티판리맙은 해당 임상에서 사망 위험을 3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은 9.3개월을 보여 위약 병용요법군 7.4개월 대비 높았다.

jin@news1.kr